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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명 교수의 멘털 클리닉/돈·명예 등은 삶의 수단 목숨보다 귀한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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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명 교수의 멘털 클리닉/돈·명예 등은 삶의 수단 목숨보다 귀한 것 없어

입력
2004.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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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의 자살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경제난이나 카드 빚으로 자살하는 사람 얘기도 거의 매일 듣는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생명을 너무 쉽게 바꾸는 것 같아 안타깝고 착잡하다.하지만 사람들은 남의 자살을 하나의 충격적인 가십 거리로 생각하고, 시간이 지나면 쉽게 잊어버린다. 언론도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사회 지도층, 비리로 자살', '카드 빚으로 비관 자살' 등의 단정적이고 충격적인 말로 말초신경을 자극한다. 인터넷에서는 의견이 나뉘어 극단적인 논쟁을 벌인다.

해결책은 없을까? 우리가 자신과 타인의 자살을 줄이기 위해선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물론 한 두 가지 정부의 조치나 방안으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으나 마음가짐을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우선 자기의 삶을 사랑하자. 자신의 생명은 돈이나 명예, 또는 자존심보다 훨씬 더 귀중하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 세상이 급변하면서 여러 가지 고통과 상처가 있겠지만 사람은 그것을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더 귀중한 삶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

또 대인관계에서 따뜻한 마음을 잃지 말자. 우리나라 사람은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자라 따뜻한 마음을 제대로 펴지못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에는 위계질서가 급격히 무너지면서 세대·계층간 서로 불신하고 공격하는 풍조가 있다.

하지만 이는 냉담하고 무관심한 것보다는 긍정적이다. 그래도 서로를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이 남아 있어 냉담, 무관심보다 공격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이제 따뜻한 마음을 숨기거나 왜곡되게 표현하지 말고 따뜻한 마음을 잘 표현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사회적 지위나 직업적 성취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것은 사실 삶과 행복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한경쟁의 현대 사회에서는 많은 사람이 이것을 자기 삶과 같은 것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다.

남의 눈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의 행복한 삶은 어떤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몇 년 전 대기업 사장을 지낸 분이 외환위기 여파로 물러난 뒤 식당 웨이터를 하던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지 얘기한 것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 삶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드는데 꼭 필요한 것이다. 오늘 한번 내 삶과 인생을 생각하고, 미처 깨닫지 못한 따뜻한 내 마음을 타인에게 열어 보여주자. 또 돈과 명예에만 집착해 살고 있지 않는지 살펴보자. 나와 공동체를 아끼고 사랑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박원명/가톨릭대 성모병원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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