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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軍 기강·신뢰 추락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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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軍 기강·신뢰 추락 심각하다

입력
2004.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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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 명예와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 전군을 통틀어 8명뿐인 대장급 장성이 예산유용 및 횡령혐의로 군검찰의 소환조사를 받는가 하면, 또 다른 4성장군은 돈을 받고 인사청탁을 했다는 투서 때문에 말썽이 됐다. 수사결과는 지켜볼 일이고 인사청탁설 투서는 근거 없는 음해 성격이 짙다지만, 군 내부의 적폐가 한꺼번에 노출된 것은 분명하다. 군과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부터 깨달아야 한다.신일순 연합사부사령관의 비리혐의는 자신의 변명처럼 관행을 핑계로 각급 지휘관이 예산과 복지기금 등을 함부로 유용 또는 횡령하는 적폐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챙기지는 않았다는 항변은 정상참작에는 소용될지 모르나, 최고급 장성의 명예를 지키기에는 터무니없다. 그가 지난 정부에서 지역적 특혜를 누린 것이 내부 비리 제보의 빌미라는 얘기도 있지만, 명예롭지 못한 처신과 명백한 비리를 덮을 수는 없다.

사태의 심각성은 육군대장이 연루된 사실 자체보다, 인사를 앞두고 비리 제보와 투서가 난무하는 군의 참담한 현실에 있다. 이 가운데 거짓 음해가 많을 것은 당연하지만, 그 동안 갖가지 군 비리가 끊임없이 불거진 점에 비춰 그만큼 숨겨진 비리가 많음을 스스로 고발하는 셈이다. 명예심과 기강이 생명인 군 조직에서 투서가 난무하는 것은 개탄스럽지만, 그것도 비리 관행에서 비롯되고 고질화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군과 그 중추가 이처럼 타락한 바탕은 평화시 군이 자칫 본연의 국방임무보다 조직과 개인의 보위와 영달에 집착하는 그릇된 타성 때문이다. 그러나 역대 정부가 군 개혁을 외치면서 엄정한 능력 평가보다 지역과 연고에 치우친 인사로 군의 기강과 구성원의 명예심을 흐트린 잘못도 크다. 군과 정부는 추락한 군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할 근본방안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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