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모델 나오미 캠벨(34)이 사생활 침해와 관련해 신문사와 벌인 3년여의 법정 다툼에서 결국 승리했다.영국 대법원은 6일 3대2 표결을 통해 타블로이드 신문 '데일리 미러'가 캠벨의 마약 중독 사실을 지나치게 상세하게 보도한 것은 사생활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사건의 발단은 2001년 2월 미러지가 캠벨이 마약 중독자 치료 모임에서 나오는 사진을 게재, 캠벨이 마약에 중독됐다고 폭로하면서부터다. 캠벨은 즉각 이 보도가 중대한 사생활 침해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2002년 4월 1심 법원은 캠벨의 손을 들어주며 미러지에 대해 캠벨의 소송비용과 함께 위자료 3,500파운드(약 700만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002년 10월 2심 항소법원은 "보도는 대중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오히려 캠벨에게 신문사측 소송비용을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최종 판결에 나선 대법원은 이날 2심 결정을 다시 뒤집어 1심 판결의 효력을 회복시켰다. 대법원은 "마약 중독자 모임을 빠져 나오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한 것 만으로도 알 권리는 이미 충족됐다"며 "질병치료 내역 등 은밀한 사생활은 비록 공인이라고 할지라도 보호돼야 한다"고 밝혔다.
데일리 미러는 이로써 100만파운드(약 20억원)로 예상되는 소송비용과 함께 위자료 3,500파운드를 물게 됐다. 피어스 모건 편집인은 "언론을 홍보에만 이용해 거짓말을 일삼고 헛된 이미지를 부풀리는 연예계 스타들에게 오늘은 매우 행복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