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과열경기 냉각을 위한 긴축초지 언급으로 '중국 쇼크'를 초래했던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자신의 발언에 따른 세계경제의 파장을 축소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원 총리는 4일 독일 베를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거시통제는 과열현상을 보여온 일부 분야에 한정돼 있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이 중국 경제성장에 급 브레이크는 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중국 쇼크에서 회복되고 있는 아시아 증시의 활력에 더욱 힘을 더해줄 전망이다. 더욱이 원 총리가 이날 "최근 거시통제에 힘입어 중국 경제가 연착륙(soft-landing)하고 있다"고 밝혀 중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원 총리의 이날 발언에 맞춰 국제통화기금(IMF)의 고위 관리도 "중국의 거시통제 정책은 세계경제의 안정에도 유리하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대만 행정원(총리실)도 "중국의 안정적 성장은 대만에도 유리하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은 적절하다"고 말했다.
홍콩과 대만 언론은 중국의 최근 거시통제 정책이 특이한 현상은 아니라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가시적인 거시통제 정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은 이미 1993년 주룽지(朱鎔基) 부총리 시절에도 과열경기를 냉각시키기 위한 거시통제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중국은 한 해 전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에 부응, 전국적인 개발붐이 일어 경기과열로 거품붕괴의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주 총리의 거시정책이 큰 효과를 거둬 안정적 성장을 이끌었다.
이번의 거시통제 역시 연착륙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더욱이 원 총리가 "거품이 나타난 분야는 조기에 거품을 끄는 것이 안정에 유리하다"며 외부 투자자에 대한 정부의 안정성장 의지를 분명히 했다.
홍콩 문회보는 6일 특집기사에서 중국의 거시통제와 이로 인한 경제환경은 홍콩 기업에도 매우 유리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우선 거품분야에 대한 통제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 외국 투자기업에 채산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외국기업의 중국기업 흡수합병(M&A) 가능성 확대, 자금력이 큰 외국기업의 부동산 투자기회 확대, 해외 은행의 중국 사업망 확대에도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중국 전문가들도 중국 정부의 거시경제 통제 수단이 90년대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며 "원 총리의 말은 대외적 신뢰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거시통제의 최대 걸림돌인 지방정부에 대한 견제가 두고 볼 문제"라며 의문부호를 달았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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