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미술인과 대중문화 스타들이 어우러지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현대미술을 일반인이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미술장터가 열린다. 미술 전문출판·기획사인 아트컴퍼니 미술시대가 7일부터 16일까지 예술의전당 미술관 전관에서 여는 서울파인아트페스티벌(SFAF)은 '한국미술 열흘장'이라는 부제처럼 흥겨운 한 판 장터가 될 것 같다.본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가 55인 초대 개인전'으로 열린다. 55명의 작가 선정은 평론가 10명(유재길 이주헌 신항섭 박영택 고충환 오세권 김영호 김종근 신정아 윤태건)에 의해 이뤄졌다. 우리 현대미술의 허리를 이루는 40∼50대 작가들을 주축으로 30대의 소장들이 포함됐다. 한운성 지석철 장혜용 김종학 이정연 정현숙 황주리 이열 조순호 김만수 이상효 서정희 한젬마 등 잘 알려진 작가들이 독립 부스에서 개인전 형식으로 신작을 보여준다.
모두 8가지로 다양하게 열리는 특별전 중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이 시대의 초상전'. 대중문화 스타들의 모습을 작가들이 회화, 조각, 사진으로 담아냈다. 한국화가 김선두가 영화감독 임권택, 서양화가 김일해가 가수 조용필, 김현태가 영화배우 김지미와 탤런트 송승환의 모습을 회화로 그렸다. 화가 이목을이 표현한 탤런트 이영애와 가수 이효리, 정정식이 그린 하지원, 전준엽이 그린 박정숙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조각가 국경오는 개그맨 신동엽, 유대균은 배우 이정재의 얼굴을 각각 빚어냈다. 이들 외에도 화가, 조각가, 사진작가들의 모델이 되어 함께 작업한 연예계의 스타들은 패티김 김명곤 유열 양미경 채시라 조민기 김혜자 심은하 이영하 최민수 등 모두 30명이다.
류석우 아트컴퍼니 미술시대 대표는 "한국미술 열흘장은 미술판의 집안잔치로만 끝나는 도식적이고 편향적인 전시가 아닌, 일반 대중이 미술에 관심을 갖도록 할 수 있는 열린 공간, 친밀한 공간을 만들어 보여줄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말했다. "대중 영합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인물에 대한 수준 높은 조형을 '이 시대의 초상'으로 제시함으로써 침체한 미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기폭제가 되려 한다"는 것.
또 특별전 중 '미국·유럽 앤틱 미술전'은 18세기∼20세기초 미술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작품 수준으로는 당대 일류에 꼽힐 만한 가브리엘 페로(프랑스) F. M. 차이스 홈(영국) 등 불우한 작가 36명의 유화, 수채화와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앤틱 목가구, 공예품을 함께 선보인다.
'아프리카·베트남 현대미술제'도 관심을 모은다. 피카소, 미로, 달리 등의 작업에 영향을 미친 아프리카 미술의 원형적 조형성을 보여주는 조각과 회화 60여 점, 최근 세계 미술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당수안호아, 웬탄끄엉, 다오하이펑 등 베트남 현대 화가 9명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이밖에 도예가 박경순 이영학 곽태영 등이 현장에서 작업을 보여주는 '현대도예가 현장전', 회화 사진 조각으로 표현한 '에로티시즘, 그 미학의 언어', 자연·인간·사랑을 주제로 한 작가 50명의 '테마로 보는 한국미술전', 섬유 금속 유리 생활공예품을 모은 '생활 속의 공예전'이 열리고 현재 호주에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화가 빈센트 고의 특별전도 개최된다. 입장료 일반 5,000원 학생 3,000원. (02)723―2664,5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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