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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2집, 사실은 4집 낸 피터팬 컴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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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2집, 사실은 4집 낸 피터팬 컴플렉스

입력
2004.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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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무언가 빨리 이루고 싶어 안달하는 나이다. 하지만 각각 스물 아홉(전지한), 스물 다섯(이치원), 스물 넷(노덕래), 스무(김경인)살 먹은 4명의 젊은이가 모인 모던록 그룹 피터팬 컴플렉스의 멤버들은 조급함을 모르는 것 같다. 2002년 처음 낸 음반을 0.5집이라 부르더니, 이어서 1집 그 다음에는 1.5집을 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음반은 예상대로 2집이다.

천천히 또박또박, 변화는 미묘하고 이들은 신중하다. 별 다른 이유는 없다. 관심을 끌어보려 그랬던 것도 아니란다. "멤버가 달라지고 음악에 작은 변화가 있을 때마다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담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1에서 2로 건너뛰는 큰 걸음이 아니라 끊임없이 창작하며, 그 중간을 한번 더 걷는 조심스런 걸음이다.

델리스파이스, 언니네 이발관 등 서정적인 모던록을 구축한 전세대 밴드들에 이어 피터팬 컴플렉스는 모던록의 차세대 대표주자로 불린다. 2001년 소요 록 페스티벌에 출전, 수상을 하면서 등장해 "한국의 모던록이 간과하던 멜로디의 미학을 살리고 있다"(평론가 임진모), "한국의 모던록이 성숙했음을 느끼게 하는 이들"(평론가 성기완) 등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우리는 정체성을 찾기 위한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지금껏 이들의 음악은 "누구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왔다. 라디오헤드, 플라시보가 거론됐고 우울하면서 청명한 보컬 전지한의 목소리를 넬의 김종완과 비교하기도 한다. 이들은 "우리는 우리만의 색깔이 있다고 교만하게 주장하고 싶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영국 밴드들의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아직 우리만의 음악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새 음반에는 한껏 전진한 피터팬들의 노래가 있다. 타이틀곡 'You Know I Love You'로 대표되는 흐느적거리며 염세적이고, 그러면서도 맑은 분위기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멜로디와 만나 귀를 중독시킨다. 피터팬 컴플렉스라는 밴드의 이름처럼 음악은 양면적이다. 삶에 대한 긍정과 부정이, 세상의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또 어른이면서도 때로는 아이이고 싶은 욕망이 담겨 있다.

노랫말은 멤버들이 좋아하는 파트리크 쥐스킨트 소설의 문체처럼 간결하면서도 감성적이다. "원래 의미를 가지고 그룹 이름을 정한 건 아니에요. 소요 록 페스티벌에 나가기 전까지는 그룹 이름도 없었거든요. 신청서 쓸때 즉석에서 붙인 이름이었는데, 다행히도 우리 음악의 느낌을 잘 표현해 주는 것 같아요."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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