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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체 끝의 "텔로미어" 길이 늘이면 수명 연장된다/이준호 교수팀 네이처 지네틱스誌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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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체 끝의 "텔로미어" 길이 늘이면 수명 연장된다/이준호 교수팀 네이처 지네틱스誌 발표

입력
2004.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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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염색체 내 텔로미어라는 부분을 조작하면 생명체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를 계속 발전시키면 이미 태어난 사람의 염색체를 조작해 장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향후 인간의 노화연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세대 노화유전자기능연구센터 이준호 교수팀은 3일 "유전적 조작으로 텔로미어 길이를 길게 한 꼬마선충(사진)의 수명이 다른 개체보다 약 20% 길고 노화도 느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팀은 연구결과를 세계적 유전자학 전문지인 네이처 지네틱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2일 발표했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을수록 세포나 개체의 수명이 짧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은 있으나 길이가 길어지면 개체의 수명이 늘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텔로미어란 인간의 수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염색체의 끝부분. 텔로미어는 세포분열 때마다 길이가 짧아지다 일정 수준에 이르면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하고 노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텔로미어의 길이를 조절하는 단백질인 'hnRNP A1'을 발견한 뒤 이를 이용해 텔로미어를 길게 만든 꼬마선충 350개 개체를 25세대 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평균수명은 정상(20일)보다 20%가량 긴 23.8일이었고 수명 이외에 발생과정, 형태, 행동 등 다른 측면은 모두 정상이었다. 또 텔로미어의 길이가 늘어난 세포에서는 노화의 지표인 내장세포 자가형광현상이 2∼3일 늦게 나타나 노화 속도가 지연됐음이 확인됐고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도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꼬마선충의 텔로미어는 사람과 염기서열 하나만 달라 인간의 수명연장 실험이 조만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인권 노화유전자기능연구센터장은 "이 연구 결과를 계속 발전시켜 살아 있는 사람의 텔로미어 길이를 길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낸다면 태어난 후 인간 수명을 연장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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