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폐막한 환태평양변호사협회(IPBA) 14차 정기 총회에서 이상규(李尙圭·71·사진) 변호사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차기 회장에 선출됐다. IPBA는 아시아 태평양지역에 관심이 있는 전세계 68개국 변호사 2,000여명이 참여하는 국제 변호사 단체. 고희를 넘긴 나이에 중책을 맡게 된 이 변호사는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협회를 운영하고, 스리랑카 베트남 등 비주류 회원국의 발언권도 충분히 보장해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변호사는 1990년 일본의 유명 변호사인 하마다 구니오씨의 제안으로 IPBA 설립에 동참, 부 회장을 지내는 등 협회 주요 회원으로 활약해왔다.스무 살에 고등고시에 합격해 누구보다 일찍 법조인이 된 이 변호사는 젊은 변호사들에게 무엇보다 '경쟁력'을 주문했다. 그는 "법률시장 개방을 앞둔 지금, 변호사 자격증 하나로 평생을 보장 받는 시대는 갔다"며 "자기계발 없는 변호사는 경쟁에서 도태되는 시기가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도 새벽 5시에 일어나 기공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 변호사는 법조계에서 누구보다 넓고 깊은 행보를 걸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미국과 영국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법제처 법제관과 문교부 차관, 고려대 교수, 대한변협 변호사연수원장 등을 역임하며 '신행정법론' 등 12권의 법률 책을 내기도 했다. 환갑을 맞이하면서는 인생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불교 공부에 뛰어들었다. 96년 고려대 법대 교수직을 퇴직하면서 불교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 변호사는 아함경을 7번 읽고 이를 '전해오는 부처의 가르침' 6권으로 번역을 마친 상태다.
IPBA는 올해는 서울에서 '세계는 아시아로'를 주제로 금융, 지적재산권, 무역, 환경 등을 주제로 토론을 가졌다. 10월에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아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춰 현지에서 세미나를 갖고 APEC 법률 자문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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