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논란을 거듭하던 주한 미국대사관의 신축부지가 용산 미군기지의 일부로 사실상 확정됐다.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은 4일 "미대사관이 용산기지의 일부인 '캠프 코이너'로 이전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대행은 또 "딕 체니 부통령이 최근 방한했을 때 정부가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제시했으나 미국측에서 꼭 사대문 안이 아니라도 괜찮다는 입장이었다"며 "그 문제는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서울 용산고 앞에 위치한 캠프 코이너는 한미간에 이전협상을 벌이고 있는 용산 미군기지의 일부이며 6만7,000여평으로 대사관 및 직원숙소가 함께 들어설 수 있을 만큼 넓다. 또 국방부 소유이기 때문에 당초 미대사관 이전부지였던 옛 경기여고 터와 맞교환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돼 절차적으로도 용이하다. 그러나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미국 정부가 용산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해 오긴 했지만 현재로서는 확정된 게 없다"며 "특히 경기여고 터에 대한 문화재 보호위원회의 결정도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1986년 옛 경기여고 터에 미대사관을 이전신축키로 미국측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문화재 보호위원회가 문화재 보존을 이유로 건축허가의 결론을 미룸에 따라 송현동 부지와 용산기지 등이 대체부지로 검토돼 왔다. 미대사관 직원 숙소로 이용되다 삼성생명 소유로 넘어간 송현동 부지는 도심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5층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다는 고도제한으로 미국측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대사관측은 내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9월 이전에 대사관 부지문제의 해결을 요구해 왔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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