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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인제 의원의 용렬한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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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인제 의원의 용렬한 대처

입력
2004.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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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의원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석유통과 가스통 바리케이드가 동원됐다는 사실은 어처구니가 없다. 이 의원 지지 당원 100여명은 충남 논산시 취암동 사무실 입구에 한때 차량을 세워놓고, 그 위에 석유통과 가스통을 배치한 채 강제구인에 저항하려 했다가 여론을 의식해 이를 치웠다고 한다. 극렬 당원은 "검찰의 강제진입이 시도될 경우 분신을 각오하고 있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 의원이 사무실 안에서 지지자들과 행동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이다.이 의원은 2002년 대선 때 경선에 참여했던 민주당을 탈당, 자민련에 입당한 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지지해주는 대가로 2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본인은 부인하지만, 구속된 그의 공보특보는 5억원을 받아 자신이 2억5,000만원을 챙겼고 나머지는 이 의원 부인에게 주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지난 주 이 의원을 강제 구인하려 했지만 박태영 전남지사가 자살하는 바람에 집행을 미뤘다.

이 의원이 자신의 체포를 '자민련 죽이기'라 주장하면서 지역 사무실에서 버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강제구인을 저지하는 방법이 마치 무장단체의 최후 항거처럼 극한적인 것은 그의 정신상태를 의심케 한다. 공권력의 법 집행에 맞서 지지자들을 앞세워 사무실에 숨는 것은 떳떳하지 못하다.

이 의원은 바리케이드를 철수하고 영장집행에 응해야 한다.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면 검찰과 법정에서 정정당당하게 밝히면 된다. 그는 1997년에 이어 2002년에도 경선결과에 불복했고, 지금은 법 집행을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저지하려 하고 있다. 한때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그가 이 지경이 된 것은 자업자득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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