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북한을 꾸준히 도와 그 곳에 소모품이나 의약품이 많이 비축돼 있었더라면 용천역 참사의 피해 규모도 훨씬 줄어들었을 것입니다."북한 결핵 퇴치 및 의료 사업 지원을 위해 지금까지 10여 차례 북한을 다녀와 현지 보건의료 실태를 소상히 알고 있는 인요한(45·미국명 존 린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외국인진료소장은 "이번 용천 참사를 계기로 북한의 열악한 보건의료 현실이 드러나게 됐다"며 "북한이 어려우면 남북 어디에도 좋은 일이 아닌 만큼 의료 부문을 포함한 사회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교사의 후손으로 5대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인 소장은 형인 인세반(미국명 스티븐 린튼)씨와 함께 설립한 유진벨 재단을 통해 북한 결핵퇴치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북한 도우미'인 인 소장은 북한 지원 물품 중 최우선 순위를 의료장비 및 소모품으로 꼽았다. 그러나 남한 인력이 북측으로 몰려가겠다고 하는 데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인 소장은 "다들 북한의 사고 현장으로 가겠다고 하는데 북한도 엄연한 한 국가이므로 인력문제는 그들 손에 맡겨야 한다"며 "북한 의료진은 아주 우수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숙련돼 있어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치의예과 출신의 이지나(42·이지나 치과의원 원장)씨와 결혼한 뒤 몇 년 간의 미국 수련의 생활을 제외하곤 평생 한국인들과 부대끼며 살아온 인 소장은 '벽안의 허준'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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