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3일 대선 당시 한나라당으로부터 측근을 통해 불법자금을 건네받은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인제 자민련 의원을 금명간 강제구인할 방침을 시사하자 이 의원 지지자들이 집단반발,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이날 "이 의원을 강제구인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현재 수사팀이 이 의원 등에 대한 동향파악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의원이 머물고 있는 충남 논산에 수사팀을 급파, 강제구인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오후 논산시 취암동에 있는 이인제 의원 사무실에는 이 의원의 지지자 100여명이 몰려들어 바리케이드를 치는 등 집단 반발,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지지자들은 검·경의 강제 진입에 대비해 차량 등으로 정문으로 봉쇄하고 가스통과 석유통 등을 준비해 놓는가 하면 정권을 비난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곳곳에 내걸었다.
한 당원은 "검찰이 충청도 정치인을 말살하려 하고 있다. 정치생명이 끝난 김종필에 이어 이 의원마저 정치적으로 죽이려는 음모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당원은 "강제진입이 시도될 경우 일부 당원은 분신을 각오하고 있어 이후 발생하는 모든 사태는 정권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논산에서의 행사에 참석했던 이 의원은 오후 들어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사무실로 돌아와 대기하고 있으며 앞으로 식사는 물론, 잠도 지지자들과 함께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들은 이날 3개조의 대기조를 편성하고 비상연락망을 만들어 이 의원 사무실에서 24시간 대기키로 하는 등 강제구인에 적극 대처하겠다고 결의를 내보였다.
이 의원 보좌관은 "오후에 서울번호판의 검찰 차량이 사무실 부근에 보이면서 당원들이 크게 흥분한 상태"라며 "이 의원도 검찰의 강압수사에는 절대 협조할 수 없다고 밝혔고 당원들도 끝까지 이 의원을 지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논산=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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