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하자니 시민 반발이 걱정되고, 놔두자니 잔디가 남아나질 않겠고…." 서울시가 시청 앞 서울광장의 잔디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1일 개장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일부 시민들이 애완견을 데려와 배설물을 치우지 않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잔디를 훼손하는 등 '몰지각한' 행동을 해 잔디훼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광장 잔디 위에 담뱃불을 비벼 끄거나 밤 늦게까지 광장에서 술을 마시다가 남은 술을 잔디 위에다 그대로 부어 버리고 가는 등 일부 시민들의 몰지각한 행동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광장에 배치된 시청 직원들이 만류하는데도 잔디 위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심지어 진짜 잔디가 맞는지 잔디를 파 보는 시민들도 있었다고 시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시민들을 일일이 쫓아다니며 지적하기도 여의치 않고 날이 더워지면 밤에 노숙자들까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돼 시는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단 시는 젖은 상태에서 많은 사람들이 밟고 다닐 경우 잔디 훼손 우려가 큰 분수대 주변 등을 위주로 안내표지판을 세우는 방안을 강구 중이지만, '열린광장'에 표지판이 우뚝 솟아 있으면 미관상 좋지 않은 데다 광장건설 취지와 달리 시민들의 자유로운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시는 또 스피커를 설치해 음악방송을 하다 중간에 안내방송을 내보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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