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으로 유명한 구한말 언론인 위암(韋庵) 장지연(張志淵·1864∼1921) 선생의 편지 1,500여 점을 모은 '위암 장지연 서간집'(전3권·사진)이 출간됐다.위암장지연선생기념사업회(회장 김창열)는 서간집에 위암이 쓴 편지 71통과 가족, 지인, 동학 등에게서 받은 천 여 통의 편지를 복사해 원형 그대로 실었다. 남궁억 박은식 안확 지석영 박영효 오세창 안중식 등 당대 이름난 정치가, 지식인과의 교유를 다채롭게 엿볼 수 있다.
개화파 정치가 박영효는 축사가 필요한데 자신은 글이 짧으니 대작(代作)을 부탁한다는 편지를 보냈는가 하면, 신소설 작가인 친일파 이인직은 경술국치 후 위암이 주관한 '경남일보'에 실린 한일합방 기사에서 각료들 중 조중응 당시 농상공부 대신만이 '의기양양하다'고 해 자신은 억울하다며 정정을 요구한 내용도 보인다. 대종교 전무 윤묵은 나철의 단군유적답사 내용을 전하는 편지에서 국내외 단군 유적을 열거하고 있어 눈에 띈다. 서간집은 권마다 뒷 부분에 편지의 개요는 물론 초서로 되어 알기 어려운 내용을 정자로 다시 소개했다. 대부분 순한문 편지들인데, 우리말로 번역해 풀어놓지 못한 점은 아쉽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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