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이 2일 처음으로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17대 국회에서 과반 여당을 지휘할 원내대표 경선이 본격화했다. 이번 경선은 '원내대표 0순위'로 거론돼온 김근태 원내대표가 입각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3선인 천 의원과 5선인 이해찬 의원간 양자 대결이 유력시되는 분위기다. 특히 천 의원은 당권파, 이 의원은 재야그룹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차기 대권주자인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대표간 대리전 양상마저 띠고 있다.천 의원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당 창당과 새로운 정치 실천에 앞장서온 사람으로서 사즉생의 각오로 17대 국회를 완전히 새로운 개혁정치의 마당으로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과거의 낡은 정치와 철저히 단절하고 완전히 새로운 개혁정치를 실현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당초 경선 출마를 적극 검토해온 김한길 당선자가 배석, "천 의원은 원내대표 상징성과 실무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며 경선 참여를 포기하고 천 의원 지지를 선언했다. 현재 당 주도 세력인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그룹의 핵심인 천 의원은 같은 3선 그룹인 정 의장과 신기남 상임위원은 물론, 정 의장 체제에서 영입된 관료 및 기업인·변호사 등 전문가 그룹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정 의장의 측근인 김한길 당선자가 이날 출마 의사를 접은 것도 이 같은 당내 기류와 무관치 않다.
이해찬 의원은 재야 세력의 맏형격인 김근태 대표의 입각을 전제로 경선참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 의원측은 임채정 장영달 의원 등 당내 중진을 비롯, 김부겸, 임종석, 송영길 의원 등 기존 재야 운동권 출신과 이번 총선을 통해 원내에 대거 입성한 386 학생·노동운동 출신 당선자들의 지원사격을 바라고 있다. 재야출신의 한 관계자는 "152명의 의원을 하나로 통합하고 화합을 이끌어내려면 당 중진이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노심(盧心)과 함께 친노 그룹의 향배에 따라 경선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당초 하마평에 올랐던 유시민 의원은 이날 "중앙당 당직을 맡지 않겠다"며 불출마 뜻을 내비쳤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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