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 감사원장이 정치권과 젊은 세대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이념 논쟁은 1990년대 초에 이미 끝났고, 10년째 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묶여 있는 우리 현실에서는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 감사원장은 양대 정당이 당의 정체성과 관련해 진보·보수 논쟁을 하고 있는데 국민들에게 이데올로기 논쟁이 와 닿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20, 30대는 아버지 세대가 고생해 만든 과실을 따먹으면서 돌아오는 몫이 적다고 불평만 한다고 서운해 했다. 한마디로 경제가 엉망인데 생산적이지 못한 행위에 집중하고 있다는 질타다.전 원장의 지적이 얼마나 타당성을 가질지는 모르지만 경제관료 출신으로서 현 경제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정치권과 젊은층에 대한 비판이라는 측면에서 일리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분배를 중시했을 때 과연 누가 이윤추구 활동을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하겠느냐는 지적은 단지 기업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가볍게 넘길 사항은 아니다.
요즈음 우리 경제는 무척 어렵다. 얼어붙은 내수는 좀처럼 풀릴 기미가 없고 여기에 중국 쇼크까지 겹쳤다. 약한 체질에 링거 주사로 체온을 유지시키는데 급급했지 체질개선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정운찬 서울대 총장의 진단이 우리 경제의 현주소다. 경제 사정이 나아지더라도 청년실업 문제는 앞으로 5년간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정치권은 실용주의를 외치고 민생 우선, 경기 회복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이념을 정립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러는 사이 경제가 아주 망가지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정치의 본령이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일진대, 이제 정치권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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