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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교육공동체

입력
2004.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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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총이 7월 8∼14일, 인터넷을 통한 전 회원 직접선거로 새 회장을 뽑는다. 반세기가 넘은 조직으로서는 큰 변화다. 교총은 회원수 20만을 넘는 거대 사회단체가 첨단방식에 의한 선거문화를 선도한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대의원들이 선출해 온 교총 회장은 5년 전 선거인단 투표로 바뀌었으나 간접선거인 점은 같았다. 선출방식은 작년 말 변경됐는데, 최근 이군현 전 회장의 국회 진출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어 직접선거의 의미가 커졌다. 교총에 불만을 품고 탈퇴하려는 교원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교총이 얼마나 달라질지 주목된다.■ 그러나 이를 전교조의 시각에서 보면 우스운 일일 수 있다.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선출방식을 바꿔 본들, 누가 새로 회장이 된들 뭐가 달라지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교총과 전교조는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어느 부문보다 더 교육계의 대립은 골이 깊고 심각하다. 학교장 자살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예외없이 그 동기와 책임 소재에 관한 주장이 판이하게 나타난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을 뜻하는 NEIS를 어떻게 발음하느냐에 따라 그 소속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최근엔 교육개발원이 마련한 교원인사제도 혁신안을 둘러싼 갈등이 새로 커졌다.

■ 전교조는 교육부와 교육개발원이 기득권 세력에 영합하고 있다며 교장 자격증제 폐지와 교장선출 보직제 실현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교장 승진제의 문제점을 존속시키는 반개혁적 방안이라는 주장이다. 교총은 이미 8차례의 워크숍에서 현실성이 없다고 판정된 교장선출 보직제를 폐기하지 않고 추진과제에 넣었다고 교육개발원을 비난하고 있다. 비난대상은 같지만 사유는 정반대다. 4월 23일의 최종 워크숍이 전교조의 저지로 파행에 이른 것도 이런 대립 때문이다. 경위와 사유가 무엇이든 일반인의 눈에는 학교권력 장악을 위한 싸움으로만 비친다.

■ 이러니 스승의 날(5·15) 행사가 반쪽으로 치러지는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36개 정부기념일 중 스승의 날만 중앙행사 없이 치러지는 현상이 6년째 계속될 판이다. 교육부와 교총은 2002년 공동개최를 합의했으나 올해 교육부 주관행사는 모범교원 청와대 오찬 뿐이다. 교총만 상대할 수 없는 교육부는 교원단체 간의 합의를 종용하고 있지만 성과가 없다. 모두가 스승인 것은 맞는데, 스승의 날 행사만 해도 교총과 전교조는 서로를 교육공동체로 보지 않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교총 회장 선거를 계기로 바람직한 변화가 생기기를 기대한다.

/임철순 수석논설위원 yc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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