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역 참사를 계기로 북한의 열악한 의료실태가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영국 BBC 방송이 29일 국제구호기구 직원들의 말을 인용, 참담한 부상자들의 상황을 생생히 보도했다.이 방송은 세계식량기구(WFP) 직원들의 말을 인용, "신의주 병원에 있는 중환자 40∼50명 중 불과 2명만이 정맥주사를 맞고 있었으며 현대식 의료장비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WFP 직원들은 "환자들의 상처를 꿰맨 실은 마치 바느질 실처럼 매우 굵었다"며 "8∼9세 된 한 사내 아이의 부모가 경련을 일으키는 아들의 몸을 붙잡고 있었지만 아이의 아버지는 어디로 눈길을 둘지 몰랐다"는 말로 안타까움을 대신했다.
특히 국제구호기구 직원들은 병원 내의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적막함에 더욱 충격을 받았다면서 "두서너 명의 아이들이 울먹이며 신음했지만 대부분은 침대에 조용히 누워 있었다"고 말했다.
BBC는 "북한 의사들은 평소 화상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자기 다리의 피부를 직접 이식해 주곤 한다"며 전반적인 의료 실태를 부연하기도 했다. 유진벨재단의 스티븐 린튼은 "북한 의사들은 헌신적이지만, 현대의학의 기본인 의학장비와 의약품이 없다"며 "북한 병원에는 침대와 의사, 환자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의사들은 붕대를 마련하기 위해 면화를 재배하고 부목을 직접 깎고 있다"며 "대부분의 의사들은 다리에 흉터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자기 피부를 환자에게 이식해 주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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