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안녕우버 오메르 사진·소피 퓌로 등 글·장석훈 옮김
비룡소 발행·1만6,000원
"아빠는 열 일곱 살 때 고향을 떠나셨대. 소련이 우리나라를 침략해서 전쟁이 일어났기 때문이야. 얼마 전에는 미국이 공격했어. 우리나라는 늘 전쟁중인 것 같아…난민수용소는 건조하고 개발이 거의 되지 않은 지역에 있어 마실 물이 없어. 그래서 나는 양동이에 가득 물을 길러 멀리 떨어진 우물에 하루에도 몇 번씩 가야 해."
아프가니스탄 소년 파질은 파키스탄 퀘타의 난민수용소에 살고 있다. 아빠는 공사장에서 석공으로 일하고, 엄마는 집안 일을 한다. 꼬마 파질의 꿈은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수도 카불의 시장에 가서 상인들의 외침과 자동차 경적 소리, 새들의 노랫소리를 듣고 싶다.
"물이 있는 곳을 따라 황량하고 단조로운 초원을 이동하지…가진 거라곤 붉은 색이 도는 암소들과 호리병 그리고 당나귀 등에 얹은 거적이 전부야. 우리는 축제 때만 고기를 먹어. 보통 때는 우유와 버터와 치즈를 먹지…밤이 되면 나뭇가지로 잠자리를 만들어 아름다운 별을 보며 잠들어."
아프리카 니제르에 사는 사리는 떠돌이 소녀다. 혼자만 그런 게 아니라 온 가족이 그렇다. 항상 자유로운 진정한 유목민, 바로 보로로족이다.
'얘들아, 안녕'은 53개국의 가족 이야기를 사진과 편지 글로 꾸민 책이다. 프랑스 사진 작가 우바 오메르가 취재한 130여개국 1,200여 가족 이야기 가운데 일부를 재구성한 것이다. 사진과 글을 보면 그 나라의 간단한 역사, 문화, 지리적 특징까지 알 수 있다. 어린이용 문화백과라고도 할 수 있다. 사는 모습은 달라도 가족의 사랑은 어디나 같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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