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국군포로로 북한에 끌려갔던 백종규(1997년 사망·당시 69세)씨의 유골이 50여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백씨의 딸 영숙(48)씨는 유골을 든 채 30일 오후 3시50분께 베이징(北京)발 대한항공 KE852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동안 국군포로가 탈북한 뒤 중국 등을 거쳐 입국한 사례는 많았지만 유골로 귀국한 것은 처음이다.
공항에서는 육군 영현중대 소속 봉송병 2명이 백씨의 영정과 유골을 인수해 입국장으로 나왔다.
아버지의 영정을 뒤따라 긴장된 표정으로 나타난 딸 영숙씨는 기자들에게 "고향에 유골을 묻어 달라는 아버지의 평생 소원을 풀어드려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고향을 그리워하신 아버지가 살아서 돌아오길 기대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사선을 넘어 유해라도 모셔오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입국장 밖 여객터미널 로비에는 백씨의 친동생 청장(61)씨가 나와 유골과 영숙씨를 맞았다.
정부는 백씨의 유골을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 약 1개월간 DNA 검사를 통해 본인 확인작업을 마친 후 국립 대전현충원에 봉송할 예정이다.
이날 백씨 유골을 송환한 대한항공편으로 국군포로 출신 2명도 입국해 지금까지 귀국한 국군포로는 모두 38명으로 늘어났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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