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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국 거대 EU 출범/"東西 유럽 하나로" 축제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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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국 거대 EU 출범/"東西 유럽 하나로" 축제 물결

입력
2004.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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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거대 유럽연합(EU) 시대가 시작된다.역사적인 EU 확대를 하루 앞두고 유럽은 설렘과 기대로 한껏 들뜬 표정이다. EU 순번 의장국인 아일랜드는 EU 확대를 축하하기 위해 30일 저녁 더블린에서 화려한 불꽃놀이 행사를 가졌다. 신규가입국에서도 기념 행사가 이어졌다. 에스토니아에서는 자원봉사자 2만 명이 희망의 나무 100만 그루를 심었고 체코는 동유럽과 서유럽의 통합을 상징하는 거대한 인공 무지개를 만들어 자축했다. EU 정상들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이날 하원 연설에서 "이번 주말 우리는 역사적인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이라며 "이는 유럽인 모든 세대의 꿈이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회원국 국민들은 EU 가입이 더 나은 생활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라트비아의 인아라 린드베르가(80·여)씨는 "독일군 점령과 소비에트 통치 같은 역사가 내 인생을 속박했다"며 "EU 가입으로 이제 내 인생에 서광이 비치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린드베르가의 손자인 대학생 페테리스 사르칸스(20)씨는 "EU는 우리에게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며 "EU의 다른 나라에서 공부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존 회원국 국민들도 EU 확대의 역사적 의미에 고무돼 있다. 이탈리아의 콜름 라이언씨는 "그동안 유럽 국가들은 서로를 침략하고 싸우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지만 이제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정치적 연합체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영국인 줄리안씨는 "25개 회원국들 간엔 너무나 큰 문화적 차이가 있다"며 "이를 무시하고 정치적 통합체를 만드는 것은 비극적인 결말을 낳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와 언론들도 확대된 EU가 효율적인 국가연합체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보고 있다. BBC 방송은 "EU 확대는 완결된 것이 아니다. 1일은 아주 험난하고 긴 길을 떠나는 출발선"이라고 논평했다.

먼저 기존 회원국과 신규 가입국간에 경제적 격차에 따른 문제가 있다. 신규 가입 동구권 국가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평균은 기존 EU국들의 40%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기존 회원국들은 신규가입국으로부터 값싼 노동력이 대거 유입되거나 이민 행렬이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역으로 신규가입국에서는 의사 등 고급 인력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데에 따른 공동화 현상을 걱정한다.

의사결정 방식의 합의와 EU 대통령 및 외무장관 신설 등 제도 정비와 관련한 정치적 문제도 남아 있다.

페르티 살로라이넨 영국 주재 핀란드 대사는 "새로운 EU가 시작됐지만 우리는 아직도 옛 도구와 틀에 의존하고 있다"며 "제도 정비와 관련한 논의는 험난하고 그 과정 역시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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