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4분기에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가 사용한 마케팅 비용이 8,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번호이동성 제도 실시 이후 이통사간의 경쟁 이슈가 '고객만족' 보다 '덩치불리기'에 치우쳤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SK텔레콤은 30일 1·4분기에 4,778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썼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4% 가량 늘어난 액수다. SK텔레콤은 마케팅 비용 증가 영향으로 매출이 7% 늘어나는 선전에도 불구하고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수익이 8% 가량 줄어드는 '질적 후퇴'를 경험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KTF도 1·4분기 마케팅 비용이 2,371억원에 달해 2003년 4·4분기의 영업이익 1,527억원을 넘었다. 앞서 벌어들인 것보다 많은 돈을 마케팅에 퍼부은 셈으로, 1년 전과 비교해 분기 매출이 3.6%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46.5%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LG텔레콤 역시 1·4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706억원) 보다 2배 많은 1,400억원 이상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다.
소비자 단체들은 이에 대해 "서비스 투자를 위해 요금 인하가 어렵다는 정부와 이통 업체들의 주장과 달리 마케팅 비용만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서 "고객을 위한 이익 공유(요금 인하)는 뒷전"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번호이동성제도가 순차적으로 확대되는 내년 초까지는 이통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어서 당분간 요금 인하는 힘들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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