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가는 기차 타고 가는 기분 좋지만….'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꿈꾸지 않는 사람이 없지만 시간에 쫓겨, 돈에 매여 언젠가의 막연한 꿈으로 미뤄두기 일쑤인 게 세계여행이다. 하지만 멀리 갈 것 없이 서울 한복판에서도 이국의 향취와 문화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주한외국대사관이나 친선외교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외국문화원이 그 답. 오랜 전통의 프랑스문화원이나 학구적인 이름의 독일문화원 '괴테 인스티튜트'부터 이스탄불, 이스라엘 문화원까지 세계 각지를 순례하는 데 하루면 족하다.
"여행은 역시 유럽이 최고"라면
지난 2001년 종로구 사간동에서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 앞으로 옮겨간 프랑스 문화원은 18층 건물의 꼭대기에 위치해 전망이 좋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왼쪽으로는 각종 도서 및 영상자료들을 마음대로 빌려볼 수 있는 도서관과 멀티미디어 자료실이 꾸며져 있고, 오른쪽에 있는 '카페 드 프랑스'에선 프랑스인 요리사가 직접 만든 프랑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대부분의 손님이 프랑스인이어서 마치 파리의 스카이 라운지에서 식사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
프랑스문화원이 매달 내놓는 프로그램 중 하이라이트는 '영화인과 함께 하는 프랑스 영화의 밤'과 매주 목요일 열리는 '샹송클럽'. 지난 3월에는 영화배우 최민식씨가 영화 '금지된 장난'을 들고 참석해 100여명 이상의 시민이 몰렸고, 4월의 마지막 날에도 '살인의 추억'의 시나리오를 쓴 심성보씨의 진행으로 성황리에 치러졌다. 프랑스인 강사의 발음지도와 독해 강의도 받을 수 있는 샹송클럽은 영화배우 예지원씨도 단골 멤버다.
호젓한 남산 기슭에 위치한 괴테 인스티튜트는 어학 강좌 수강인원만 900여명에 이르는 독일어1번지. 수준별로 세분화된 어학강의뿐 아니라 독일 현지에서만 볼 수 있는 책, 영화, 음악, 신문, 잡지 등 다양한 최신 자료들도 구비돼 있으며,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자료들은 누구나 무료로 대출해 갈 수 있다. 이탈리아, 영국, 러시아문화원도 비슷한 형태의 어학강좌와 자료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언제든 편안하게 유학상담을 받을 수도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조금 더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다면
유럽여행이 조금 식상하다면 터키나 이스라엘, 일본 등지로 가볼 수도 있다.
이스탄불 문화원에서는 매달 마지막 토요일마다 이색적인 터키의 홍차와 다과를 들며 터키인들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티파티를 열고 있다. 프랑스·중국 음식과 함께 세계3대 요리에 꼽히는 터키요리와 터키 전통춤을 배울 수 있는 강좌도 곧 마련된다.
유대교학문 관련 전문 도서관까지 갖추고 있는 이스라엘 문화원은 히브리어 강좌와 함께 매달 영화·음악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중요 절기에는 유대교의 풍습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축제도 열린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문화원에선 지난 2000년 오픈해 J-POP을 중심으로 CD, DVD, 뮤직비디오 등 일본 최신 음악정보를 시간차 없이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는 일본음악정보센터가 가볼 만하다. 4월의 상영작 '비밀'에 이어 매달 상영되는 이 달의 영화도 빼놓으면 서운하다. /박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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