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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불황 탓인가 구조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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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불황 탓인가 구조적인가

입력
2004.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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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탓인가, 구조적인 문제인가. 지난해 3.1%의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취업자수는 오히려 0.1% 감소한 데다 올들어서도 높은 실업률이 지속되면서 실업의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단순한 경기침체에 따른 '경기적 실업'인지, 산업의 고용흡수력 자체가 떨어지는 '구조적 실업'인지에 따라 그 해결책도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2004년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고용감소는 소비침체 등 경기변동적 요인에 주로 기인했다"고 분석한 반면, LG경제연구원은 28일 '청년실업 5년간은 개선 어렵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구조적 실업'에 무게를 두었다.

우선 KDI는 '경기적 실업'의 근거로 내수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도소매·음식숙박업과 기타 서비스업에서 2003년 중 취업자수가 크게 감소한 점을 들었다.

물론 경제성장률의 3배에 달하는 임금상승률도 고용증가의 발목을 잡았지만, 소비위축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업종에서 두드러진 일자리 감소가 나타난 점을 감안할 때 경기적 실업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산업별 취업자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산업생산의 고용흡수력을 나타내는 '생산단위당 취업자수(한 단위의 생산을 하는데 필요한 취업자 수)'의 감소 추세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경기를 반영하는 '생산량 변화에 따른 취업자수' 증가율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업문제의 핵심은 청년실업이며, 이는 경기보다 구조적인 측면에 더 크게 기인한다는 주장도 많다. 경기적 실업의 경우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과 각종 일자리 창출대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구조적 실업 해결을 위해선 임금의 신축적 조정과 비임금 부문 인건비 축소 등 전혀 다른 해법이 필요하게 된다.

남성일 서강대 교수는 "2000년 이후 취업률을 분석해본 결과 전체 취업자수는 경기가 좋았던 2001∼2002년에 전년 동기대비 크게 늘었지만, 청년층 취업자수는 대부분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외환위기 이후 중소기업보다 임금수준이 높은 대기업들이 신규고용 축소에 나서면서 청년실업이 크게 증가한 것은 구조적인 실업이라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도 보고서에서 "핵심 청년층인 25∼29세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학력수준이 급속히 높아짐에 따라 노동력의 수급 불일치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청년층 고용사정은 향후 5년간 개선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과 1인당 노동생산성의 증가율은 중장기적으로 하락추세에 있는 데다 양자간 격차가 줄어들면서 우리 경제의 고용창출 능력마저 떨어지고 있어 취업자수 증가율(경제성장률-노동생산성)도 당분간 개선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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