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가장 규모가 큰 공연으로 야외 오페라 '카르멘'이 5월 15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 공연은 7월까지 이어지는 오페라 행진의 출발을 알리는 무대. 실내 공연으로는 5월 말부터 두 달 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6편의 작품이 대기하고 있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테너 호세 쿠라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카르멘'은 주역 가수와 연기자, 합창단, 오케스트라를 합쳐 출연진만 750명이 넘는 초대형 공연이다. 길이 108m의 엄청나게 큰 무대를 사용하고 무대에서 멀리 떨어진 자리에서도 잘 보이라고 길이 100m 폭 20m의 초대형 스크린도 설치한다.
쿠라의 상대역 소프라노로 러시아 가수 엘레나 자렘바가 출연하는 등 주역 가수는 모두 외국에서 온다. 명 테너 마리오 델 모나코의 아들이면서 오페라 연출가로 이름난 잔 카를로 델 모나코가 연출하고, 이탈리아 지휘자 루카스 카리티노스가 서울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한편 '카르멘'과 비슷한 시기인 5월 5일과 8일 또다른 야외 오페라로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려던 로베르토 알라냐와 안젤라 게오르규 부부의 '라보엠'은 취소됐다. 프로축구단 LG가 연고지를 서울로 옮기고 상암경기장을 홈으로 쓰게 됨에 따라 프로축구 일정과 겹치면서 무산됐다. 이 공연을 준비해온 기획사 트러스타는 지난해 알라냐 부부, 이탈리아 제작진과 계약을 마친 상태에서 올해 1월 상암경기장을 쓰겠다고 신청했으나 프로축구단 서울 유치라는 돌발 변수가 생기면서 사용 승인이 계속 미뤄지는 바람에 홍보조차 못하다가 끝내 공연을 취소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오페라는 5월 27일 도니제티의 '루치아'를 시작으로 6월까지 4편이 줄줄이 올라간다. '마리아 칼라스의 부활'이라는 평을 받은 소프라노 루치아 알리베르티가 폴란드 출신 안나 스미에치와 번갈아 여주인공 루치아로 나온다. 다른 주역으로는 바리톤 고성현과 최종우, 테너 배재철과 이 현이 각각 엔리코, 에드가르도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특히 지난 4년간 유럽으로 활동 무대를 옮겨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스타 고성현의 출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휘와 연출은 캐나다 로열오페라극장 상임지휘자 드와이트 베넷, 이탈리아 로마 오페라극장 상임연출가 마우리치오 디 마티아가 맡는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는 7월 23∼27일 이탈리아 볼로냐 오페라단의 '리골레토'가 올라간다. 인기 소프라노 조수미가 처음으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 등장하는데다 세계적인 바리톤 레오 누치가 출연할 예정이어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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