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한국 쇼트트랙에 사상 처음으로 오누이 국가대표가 탄생했다. 이 같은 '가문의 영광'을 누리게 된 주인공은 여준형(22·한국체대) 여수연(20·중앙대) 남매. 이들은 최근 열린 쇼트트랙 2004∼05시즌 대표 선발대회에서 나란히 종합성적 5위로 태극 마크를 달았다.오빠 여준형은 잔병치레가 잦던 리라초등학교 시절 어머니의 권유로 스케이팅을 시작했다. 같은 학교를 다니던 동생 수연이도 취미로 빙판을 찾았다. 당초 아버지 여운기씨는 자신의 힘들었던 선수(유도) 시절 기억이 남아있어 자녀들이 직업선수가 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물려받은 피는 어쩔 수 없었던 듯" 여준형은 경기고 1학년 때 대표로 선발돼 지난해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오빠보다 성적은 나았지만 대표팀과 인연이 닿지 않자 얼음판을 떠날 결심을 했던 동생 수연이는 올해 대학에 들어가면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몸무게를 10㎏이나 빼는 강훈련을 소화했다.
서로 격려하고 선의의 경쟁을 한 이들 오누이는 "국제대회 만큼 어렵다"는 대표 선발전을 통과, 마침내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기쁨을 맛보게 됐다. 다음달부터 태릉선수촌에 함께 입촌하는 남매는 올 겨울 월드컵 시리즈 출전을 시작으로, 2년 뒤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남매 동반 메달 획득을 노린다.
/주훈기자 nomad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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