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노라. 보았노라. 도망갔노라.'손대는 모든 것을 감전시키는 1만 볼트 몬스터, 끈끈한 아스팔트 타르로 주위 모든 사람을 꼼짝 못하게 하는 타르 몬스터, 소름 끼치는 괴성의 익룡…. 주인공이 이런 괴물 앞에서 용감하게 싸우면 판타지 영화이고, 오금이 저려 제대로 도망도 못가면 공포 영화다. 그러면 주인공들이 신나게 잘도 싸우다 날쌔게 도망도 잘 가는 '스쿠비―두2 : 몬스터 대소동'(사진)은?
'스쿠비…'는 실제 사람이 등장하는 실사(實事)에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가상 캐릭터를 결합시킨 영화. 2002년 개봉해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1억5,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1편과 마찬가지로, 사고뭉치 커플인 섀기(매튜 리라드)와 '스쿠비-두'라는 이름의 개(로데시안 리지백 품종)가 각종 괴물을 상대로 벌이는 즐거운 한판 싸움이다.
어느날 정체불명의 악당 마스크맨이 나타난다. 1편에서 미스터리 주식회사가 제거했던 익룡, 흑기사, 타르, 좀비, 1만 볼트 몬스터 등을 부활시켜 주인공들이 사는 마을을 습격한다. 그러니 명탐정을 자처하는 섀기와 스쿠비가 나서지 않을 수 없다. 둘은 과거 미스터리 주식회사가 교도소로 보낸 흑기사 몬스터 위클스 영감(피터 보일)을 마스크맨으로 지목하지만… 글쎄? 괴물만 나타나면 서로 도망가기에 바쁘니.
영화는 가상 캐릭터가 등장하는 까닭에 실사영화라면 불가능할 온갖 모험과 액션을 맘껏 펼친다. 유리창을 깨고 박물관에 침입하는 익룡, 타르로 사람 몸을 칭칭 동여매는 타르 몬스터 등. 섀기와 스쿠비가 아예 솜사탕 몬스터를 먹어 치우는 등 '나홀로 집에3'의 라자 고스넬 감독의 상상력과 영화형식 파괴는 끝이 없다.
그러나 실사와 CG(또는 애니메이션) 합성영화를 낯설어 하는 한국 관객들의 취향을 감안하면 '스쿠비…'는 어린이용을 넘어서지 못한다. 막판에 드러나는 마스크맨의 정체도 억지에 가깝다. 그럼에도 '스크림'에서 좀 모자라는 연쇄살인범 역을 맡았던 매튜 리라드의 느물느물한 연기, '몬스터 볼' '당신이 잠든 사이' 등 40여년 동안 TV와 영화를 오간 베테랑 연기자 피터 보일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매력이다. 전체. 30일 개봉.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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