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상품의 새로운 판매 채널로 TV홈쇼핑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상품 중에서도 내용이 까다롭고 복잡하기로 정평이 난 생명보험 상품을 안방에서 구입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TV홈쇼핑 보험판매 활발
국내에서 홈쇼핑을 통한 보험판매가 처음 시작된 것은 지난해 10월. 국내 영업기반이 약한 외국계 보험사 PCA생명이 현대홈쇼핑을 통해 암보험을 판매했다. TV에서 보험상품이 팔리겠냐는 의구심이 많았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PCA생명의 경우 방송 때마다 매회 6,000∼7,000여건의 상담을 받아 이중 20∼30%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후 홈쇼핑 시장의 새로운 잠재력을 인식한 국내 대형보험사들이 후발주자로 속속 경쟁에 가세하면서 보험업계에 때아닌 '홈쇼핑 대전(大戰)'이 불붙고 있다.
삼성생명이 10일부터 CJ홈쇼핑을 통해 무배당 정기보험상품을 시판했고 대한생명은 21일부터 우리홈쇼핑을 통해 건강보험 판매에 들어갔다. 올 1월 LG홈쇼핑을 통해 다이렉트 정기보험을 선보인 교보생명은 최근 어린이보험과 건강보험을 신상품에 추가했고, 동양생명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CJ홈쇼핑과 판매제휴를 서두르는 등 보험업계의 홈쇼핑 확보경쟁이 갈수록 뜨겁다. 생보사 관계자는 "TV홈쇼핑은 단순한 상품판매뿐 아니라 회사 홍보 및 광고의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매력적"이라며"머지않아 전화나 인터넷을 능가하는 새로운 판매채널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0% 정도 저렴…보장 내역 꼼꼼히
홈쇼핑을 통해 보험에 가입할 때는 홈쇼핑에서 파는 다른 물품을 사는 것과 달리 전문 상담원과 상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단 방송이 나올 때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인적사항을 남기면 콜센터에서 보험 전문 상담원이 전화를 걸어와 계약 절차를 밟는 식이다.
시판중인 홈쇼핑 상품의 주류는 비교적 약관내용이 간단한 정기보험. 삼성(무배당 삼성슈퍼정기보험), 교보(교보다이렉특정기보험) 등 5∼6개 보험사들이 보장기간이 평생인 종신보험과 달리 일정기간만 보장하는 정기보험 상품을 판매 중이다. 보험사들은 특히 홈쇼핑 상품의 경우 설계사들에게 지급되는 판매수당이 없기 때문에 오프라인 상품보다 10%정도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홈쇼핑 보험은 표준화된 상품이어서 고객이 정말 필요로 하는 부분은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험료만 보고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구나 홈쇼핑업체들이 수수료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가격 메리트 자체도 오래 가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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