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처한 기업체 대표가 공장에 불을 질러 42억원대의 보험금을 타낸 사실이 7년 만에 밝혀졌다.1997년 10월 전남 목포시 연산동 농공단지내 (주)K화학 사장 정모(67)씨는 외환위기 이후 경영이 어려워지자 30년 지기인 친구 정모(67) 이모(68)씨에게 "공장에 불을 질러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해주면 노후보장을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정씨 등 친구 2명은 2차례 사전답사를 거친 뒤 같은달 10일 밤 K화학 공장으로 들어가 창고에 4㏄짜리 시너 2통을 뿌린 뒤 불을 붙였다. 범행을 주도한 사장 정씨는 사건 당일 서울 근교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쳐 알리바이를 만들었다.
불은 공장 건물 4,500㎡를 태운 뒤 꺼졌고, 사장 정씨는 보험회사에 누전에 의한 화재로 신고해 총 42억3,600여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소방서의 피해 추산액은 5억원에 불과했지만 정씨 등이 보험에 가입할 당시 실사금액이 40억원대여서 보험금은 훨씬 많았다.
그러나 거액의 보험금을 받은 사장 정씨가 친구에게 약속한 돈을 주지 않으면서 범행은 꼬리가 잡혔다. 공장에 불을 낸 친구 정씨는 방화후 범행이 발각될까 두려워 전국 낚시터를 전전하는 등 도망자 생활을 했다.
2001년 8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장 정씨를 폭행, 파출소 신세를 지기도 했던 정씨는 결국 보험회사에 방화 사실을 알렸고, 보험사의 의뢰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황재락기자 find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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