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쾌된다면 병을 앓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아픔을 글로 전하는 기자가 되고 싶어요."지난해 6월 혈혈단신으로 북한을 탈출해 중국 베이징의 한국 총영사관을 통해 국내에 입국한 탈북 처녀 김미정(22·가명)씨가 주위의 온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꿈에 그리던 남쪽 땅을 밟은 직후 받은 건강검진에서 벽혈병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들었다. 1억원에 달하는 수술비도 문제지만, 유전자가 일치하는 골수기증자가 나와야 수술을 받을 수 있기에 남한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김씨로서는 그저 하늘만 쳐다보는 상황이 된 것.
김씨는 "중국에 체류할 때부터 고열이 나고 가끔가다 온몸이 아프길래 북한 탈출에 따라 긴장해서 그렇겠지라고 생각했다"며 "북에 있던 절친한 친구가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나도 같은 병에 걸려있을지는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김씨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자 시민단체 일각에서 골수기증자를 찾으려 백방으로 수소문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소득이 없다. 이식을 하려면 김씨의 골수 유전자형(HLA)이 일치하는 사람으로부터 기증을 받아야 하는데, 유전자형이 일치할 확률은 가족인 경우 4명 중 1명이고 제3자의 경우에는 2만명당 1명 꼴로 매우 희박하다.
이에 그동안 김씨를 후원해온 한국생명나눔운동본부(www.kals.or.kr)는 25일 서울 동승동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김씨를 돕기 위한 골수기증 채혈 및 수술비 마련을 위한 캠페인을 벌였다. 행사에는 아들의 백혈병 진단이후 골수기증운동에 뛰어든 탤런트 김명국씨와 김씨에게 골수기증 의사를 밝힌 탈북자 20여명도 자리를 함께 했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김씨를 살리기 위해서는 아직도 주변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김씨는 "백혈병 진단 후 삶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생면부지의 주변 분들이 마치 자기 일처럼 도와주고 있어 말할 수 없이 고마울 뿐"이라며 "이분들의 노력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완쾌해 병으로 아픔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에 대한 후원은 한국생명나눔운동본부(02-722-0691)로 하면 된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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