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 회사의 경리직원으로 일하면서 6억여원의 회사공금으로 명품을 구입해 회사를 부도위기에 내 몬 철부지 조카가 검찰에 구속됐다.중소업체 K금속에서 경리업무를 맡던 최모(31·여)씨의 '명품 중독'은 2000년 8월 30만원짜리 파쉬미나(고급 양털) 목도리를 구입하면서 시작됐다. 평소 백화점 생활관을 애용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비슷한 시기 여동생이 결혼하면서 4자매 중 혼자 미혼으로 남게 된 스트레스를 명품 구입으로 풀기 시작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 삼촌이 마침 뇌경색으로 쓰러져 사실상 회사 자금업무를 도맡고 있던 최씨는 명품 구입에 쓴 신용카드 대금을 한번, 두번 회사공금으로 결제하면서 '바늘도둑'에서 '소도둑'으로 변해 갔다. 최씨는 이후 회사공금으로 1,400만원짜리 에르메스 가방을 할부 구입하고 승용차를 산다는 남자친구에게 700만원을 선뜻 보태기도 했다. 2002년 3월께부터는 대학친구 김모(31·여)씨와 합세, 신용카드 17장을 들고 다니며 서울 압구정동 등지의 유명 백화점 명품관에서 샤넬, 루이뷔통 등 200만∼300만원 상당의 의류, 가방을 사들였고 지난해에는 4차례에 걸쳐 일본 도쿄 긴자거리의 유명 백화점 등으로 명품 쇼핑 여행을 다녀오는 등 해외원정도 서슴지 않았다.
매주 2,3차례 명품관을 돌며 수백만원어치씩을 사들였지만 최씨의 집 장롱 3개를 가득 채운 명품 중 입어보지도 않은 옷이 태반이었고 김씨는 싫증난 명품을 버리기까지 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