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소프트웨어 표준을 둘러싼 한·미간 통상분쟁이 타결됐다.한국의 '위피'(WIPI)를 인정하되, 미국 퀄컴의 '브루'(Brew) 등도 위피 표준만 수용하면 같이 쓰일 수 있도록 한국이 양보하는 것이 요지다.
정보통신부는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통신 전문가회의'를 통해 위피 규격을 향후 국내에 출시되는 휴대폰의 표준 규격으로 채택하기로 양국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위피가 표준으로 자리잡게 되면 향후 판매되는 이통 3사의 휴대폰은 모두 같은 규격을 따르게 되어 소프트웨어 호환이 가능해진다. 현재까지는 회사마다 표준이 달라 각각 전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사용해 왔다.
대신 한국은 미국 퀄컴의 요구를 받아들여, 국산 휴대폰이 모두 위피를 탑재토록 하는 방안은 포기했다. 이에 따라 퀄컴의 브루도 위피의 표준 규격만 따르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퀄컴은 조만간 위피 표준 규격을 수용한 가칭 '브루2'를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크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은 이번 협상을 통해 위피를 무선통신기기의 표준 규격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으나. 위피 단일화에 실패해 시장의 일부를 미국 퀄컴에 내주게 됐다는 지적이다. 기존 방안에 따르면 SK텔레콤, KTF, LG텔레콤은 앞으로 위피만을 사용한 휴대폰을 사용해야 했으나, 이번 타결에 따라 브루를 계속 사용해도 된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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