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1·4분기에 큰 폭의 순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1991년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분기 순익을 달성했다.23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우리 하나 신한 조흥 한미 외환 제일 등 8개 시중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원을 넘어서 지난해 같은 기간 2,327억원의 4배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조흥, 국민은행의 큰 폭 적자로 4,250억원에 불과했던 지난해 1년간 8개 시중은행 전체 당기순익의 두 배를 넘는 실적이다.
하나은행은 이날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2,01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38억원)에 비해 216% 늘어나 사상 최대 규모의 분기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10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46억원) 대비 754% 급증했다. 특히 신용카드 부문에서 37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또 총자산이익률(ROA)은 지난해 말 0.68%에서 1.01%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8.07%에서 23.69%로 개선됐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던 국민은행도 올 1분기에 카드 부실의 부담을 털고 흑자로 돌아섰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411억원)보다 311% 증가한 1,691억원을 기록했고, ROA와 ROE는 각각 0.36%, 7.88%를 나타냈다.
지난해 1분기 222억원의 순익을 냈던 한미은행 역시 올 1분기에는 433% 높아진 1,184억원의 순익을 기록했고, 전날 실적을 발표한 우리은행은 카드 부문을 제외하고 같은 기간 2,051억원에서 2,638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
다음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신한, 조흥은행은 각각 2,500억원, 360억원 가량의 순익이 예상되고 있어 외환, 제일을 포함한 8개 시중은행의 1분기 순익 규모는 1조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책, 지방은행을 포함한 국내 19개 은행의 1분기 당기순익은 1조7,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러시아 경협차관 연체 이자 등 이자 수입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고 신용카드 부문 충당금 적립액도 줄어 당기순익이 대폭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금융계에서는 카드 사태 등 돌발 사고 없이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은행권의 당기순이익은 사상 최대였던 2001년(5조2,792억원)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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