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사진)는 23일 "민노당 대표 자격으로 방북,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그 동안 수 차례 방북 의사를 밝혔으나 정부가 허가하지 않아 무산됐었다. 그러나 권 대표가 원내 제3당 대표 자격으로 방북 의사를 밝힘에 따라 귀추가 주목된다.권 대표는 이날 외신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정부가 나의 방북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내건 이유는 구차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방북이 이뤄지면 가능한 모든 범위의 사람과 만나게 되길 기대한다"면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되면 남북 평화체제 구축과 건설적 남북 관계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 "지금은 단계적 미군 철수를 논의할 때지 기지 이전을 추진할 때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기지 이전 비용 문제 등은 다시 협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일부 외신 기자들은 "진보정당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며 "사회주의나 사회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인지 밝혀달라"고 질문했다. 권 대표는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 "사회주의냐 교조적 진보정당이냐는 중요치 않다"며 "구체적인 정책으로 평가해달라"고 피해갔다.
권 대표는 친북 시비에 대해 "한국민의 정치 의식변화를 반영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대북 정책 변화를 시사했다"며 일축했다. 한 외신기자는 "민노당이 김정일의 지령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고 캐물었으나 권 대표는 "민노당이 내거는 자주는 어떤 나라나 단체에 대해서도 자주적인 입장이며 총선 결과는 색깔론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라고 강조했다.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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