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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과의 전쟁]때론 질병이 비만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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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과의 전쟁]때론 질병이 비만을 부른다

입력
2004.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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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아닌 일반인의 눈으로 보아도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만한 30대 여자가 진료실에 들어왔다. 비만 때문에 왔다는 것이다. 얼굴은 흔히 말하는 보름달 같은데 목소리는 약간 남성화했다. 또 얼굴 표면이 얇아 실핏줄이 보이고 수염이 약간 있는데다 엉덩이가 커 보였다. 그 동안 알레르기와 피부병 등으로 많은 약을 먹어왔다고 한다.이는 ‘쿠싱증후군’이라는 병이다. 원인은 부신에 문제가 생겨 스테로이드라는 호르몬이 문제가 되거나 부신에는 문제가 없으나 스테로이드를 복용해서 생기는 병이다. 구체적으로 이 병을 소개하면 고혈압, 얇은 얼굴피부에 실핏줄이 있고, 얼굴이 보름달 같고, 허리와 엉덩이 부위에 살이 찌고, 여성인 경우 무월경, 남성화한다. 또 다리가 붓고 가끔 출혈이 있다.

질병으로 인한 비만은 신경내분비계 질환인데 첫째 뇌 속의 시상하부성 비만(뇌가 손상되었을 때 다식증이 생기고 비만이 초래됨)이 있다. 뇌의 외상, 암, 염증, 수술이나 뇌압의 상승시 발생할 수 있으며 무월경, 발기부전, 성장장애, 구토, 갈증, 졸림, 경련, 저체온, 또는 고체온 등으로 나타난다.

둘째는 갑상선 기능저하증에 의한 비만. 신진대사 속도가 느리고, 변비, 피곤함, 식욕감퇴, 월경이상 등이 나타난다. 비만의 정도는 심하지 않고 대개 얼굴이 누루퉁퉁하게 부어 보인다. 갑상선 기능검사로 진단되고 갑상선 호르몬 투여로 치료된다.

셋째는 다낭성 난소증후군으로 희소월경, 다모증, 다낭성 난소(난소에 물주머니가 여러개임) 외에 비만을 증상으로 갖는다. 초음파, 컴퓨터촬영, 호르몬검사로 진단되며 호르몬투여, 수술 등 치료가 가능하다.

넷째 성장호르몬 분비기능이 문제가 있는 경우로 각종약물, 뇌수술, 다른 호르몬 이상 등이 있는 경우다. 즉 성장호르몬 분비가 떨어지면 비만이 되는데 제지방체중은 감소하고 지방량은 증가한다. 성장호르몬을 측정해 진단하고 치료 역시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면 된다.

다섯째 피크위키안 증후군으로 아직 원인은 잘 모르지만 비만해서 수면무호흡증이 온다. 하도 뚱뚱하고 또 잠이 들면 호흡곤란으로 사망해서 하루 종일 깨어 있어야 하는 병이다. 실제로 많지는 않으나 남자 성인에 많고 치료는 수술도 하고 보조적으로 호흡기 또 약물(프로제스테론)을 사용한다.

비만은 대부분 많이 먹고 운동을 안해 생기지만 이처럼 다른 질병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윤방부ㆍ연세대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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