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소장 임지현 교수)가 창립기념으로 23, 24일 이 대학 백남학술정보관에서 '근대의 국경, 역사의 변경(Frontiers or Borders)' 국제심포지엄을 연다.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촉발된 한·중 역사분쟁을 해외사례 등에 비추어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자리여서 눈길을 끈다.
임 교수는 기조발제 '국가주권과 역사주권의 사이에서'에서 "전근대의 역사적 변경을 근대 국민국가의 국경으로 환치하는 '국가주권'의 해석이나, 기원을 따지는 '민족본질주의'는 모두 근대 국민국가의 인식 틀을 그것이 부재했던 먼 과거로 투영한다는 점에서 비역사적이며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한다.
재일동포 학자인 이성시 와세다대 교수는 '동북아시아 경계 영역의 역사 인식:배타적 점유로부터의 해방'에서 발해사 연구를 검토하면서 "각국의 발해사 연구는 이 지역을 자국 역사에 편입하는데 열심이며 이 지역에 거주한 민족에 대한 관심은 적다"며 "이런 연구는 확실히 근대 체험의 반복"이라고 지적한다.
해외 학자들로는 크리스 윌리엄스(미국 그래모건대), 리나스 에릭소나스(스웨덴 발트해·동유럽대학원) 교수가 동·서유럽의 국경 논쟁을 소개하고, 테사 모리스―스즈키 호주 국립대 교수가 일본, 왕밍커 대만 중앙연구원 역사언어연구소 연구원이 중국의 사례를 검토한다.
모리스―스즈키 교수는 '근대 일본의 국경 만들기'에서 "현재 일본이라고 불리는 공간의 경계 내에 복수의 정치체와 복수의 역사 리듬이 존재하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역사를 소유하거나 역사에 귀속되는 방식이 무수하고 다양하고 중복적으로 존재함을 인정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라며 "현재의 우리가 미래에 새로운 분쟁의 소지를 갖는 고통의 유산을 새롭게 만들어 놓기보다는 이웃한 공동체들의 중복된 이해관계를 공평히 다루는 분쟁 해소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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