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현대 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사진)가 두 차례 프랑스 국적을 신청했지만 무정부주의 성향과 공산주의 동조를 의심 받아 거절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프랑스 파리시경은 21일 경찰 문서 전시회에서 피카소가 서명한 시민권 신청서와 경찰의 사찰의견서 등을 담은 '피카소 파일'을 공개했다.
피카소가 고국인 스페인에 극우 독재 정권이 있는 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맹세한 것은 잘 알려져 있으나 프랑스 시민권 신청 사실이 알려지기는 처음이다.
피카소는 1930년, 1940년 두 차례 신청서를 냈지만 처음에는 과격한 무정부주의자 혐의를 받았고 나중엔 공산주의에 경도됐다는 이유로 거듭 거절됐다.
당시 피카소는 각각 리베라, 프랑코 정권이 독재 권력을 휘두르던 스페인으로의 강제 추방을 우려해 프랑스 귀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파리 경찰은 이에 대한 의견서에서 "피카소는 무정부주의자 집회에 참석하거나 그런 의견을 밝힌 적이 없지만 사상이 과격하고 공산주의에 경도돼 있다"며 프랑스 시민 자격이 없다고 못박았다. 파리 경찰은 피카소가 프랑스에 온 1901년부터 그를 계속 사찰했다.
피카소는 1936년 스페인 내란 당시 좌익 인민전선을 지지했고 1944년 프랑스 공산당에 입당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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