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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배 2004 프로야구/박명환 삭발투혼 첫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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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배 2004 프로야구/박명환 삭발투혼 첫승

입력
2004.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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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수만 있다면 머리카락이 문제냐."삭발 투혼을 벌인 두산의 토종 에이스 박명환(27)이 그토록 바라던 올 시즌 첫 승을 안았다. 22일 잠실에서 열린 2004프로야구 LG전에 선발 등판한 박명환은 7이닝 동안 25타자를 상대해 안타는 4개만 내주고 삼진은 10개나 잡아내는 쾌투로 한 점도 내주지 않아 3―2로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박명환은 2회 무사에서 LG 홍현우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김상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조인성마저 삼진으로 내몰아 위기를 넘겼다. 4, 5회에서도 안타를 내줬지만 150㎞를 넘나드는 직구와 정교한 변화구를 앞세운 탈삼진 행군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사사구 하나 없는 깔끔한 투구로 전성기의 안정된 제구력을 선보였다.

21일 박명환은 두산 마무리 구자운과 함께 삭발을 한 채 야구장에 나타났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머리를 밀었다"고 했지만 박명환에겐 속사정이 있었다. 6승9패1무로 팀이 최하위에 머문 것도 그렇지만 6승 중 5승을 용병 선발 레스(3승)와 키퍼(2승)가 차지해 토종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던 터.

6일 롯데전에 시즌 첫 등판했던 박명환은 153㎞짜리 강속구를 뿌리며 5타자를 완벽하게 막아내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지만 2회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는 부상을 당해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17일 삼성전에 다시 등판했으나 박종호에게 홈런을 얻어맞는 등 토종 첫 승을 자신이 낚겠다던 꿈은 접어야 했다.

21일 LG전에서 2년차 이재영이 팀 내 토종 첫 승을 올리고 함께 삭발한 구자운이 세이브를 따낸 데 고무된 8년차 박명환은 22일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구자운은 이날 8회를 1실점으로 막고 9회 나온 이재영도 1점만 내줘 선배의 첫 승을 지켜줬다.

기아의 희망 강철민(25)도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삼진 7개를 곁들이며 7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아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롯데는 9회 대타 박연수의 2점 홈런으로 추격을 했지만 3―5로 무릎을 꿇었다.

'아시아 안타제조왕' 삼성 박종호(31)는 수원 현대전에서 다섯 차례 타석을 삼진 2개 등 모두 범타로 물러나는 바람에 지난해 8월29일 수원에서 시작한 연속안타행진을 39경기로 아쉽게 마감했다. 팀도 연장 10회 터진 브룸바의 짜릿한 끝내기 홈런에 눌려 2―3으로 졌다.

송진우가 사상 첫 2,400이닝 투구를 기록한 한화는 10회 2사에서 터진 백재호의 2루타와 9번 타자 한상훈의 적시타로 엮은 1점을 마무리 권준헌이 잘 단속해 SK를 연장접전 끝에 2―1로 물리치고 3연승을 달렸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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