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보다 인치를 중요시 하는 전통을 가진 중국이 최근 들어 여기서 탈각하려는 몸부림을 여러 분야에서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법조계에서 제일 활발한데 한국 검찰의 노정환(盧正煥·37·울산지검·사진) 검사는 중국 사법개혁의 중심에서 활약하고 있다.노 검사에 따르면 중국 법조계는 한국의 사법제도에 관심이 많다. 최고인민검찰원은 최근 한국 법전의 중국어 번역을 마쳤고 선진 검찰제도 연수 차원에서 법조인 교류를 활성화하고 있다. 노 검사도 이 같은 법조인 교류 차원에서 중국에서 연수 중이다.
중국 검찰원은 노 검사의 재판참여를 허락했고 외국인에게는 최초로 중국 감옥을 샅샅이 공개하며 그의 자문과 조언을 듣고 있다.
노 검사는 그 동안 베이징(北京) 인민검찰원 등 각급 검찰원에서 중국 검찰장 등 수십 명씩 모두 100명이 넘는 중국 검사를 대상으로 한국 검찰제도를 설명하고 강의했다.
노 검사에 따르면 중국측의 최대 관심사는 검사의 수사권 독립행사와 경찰(공안)이나 검사의 권한 부당행사에 대한 통제감독 및 관리제도, 사회적 지위와 수입 등이다
현재 중국 사법제도는 일반직과 검사가 혼재해 있으며 직급도 일반 평직원, 서기원, 조리 검찰원 등 직급이 12등급이나 되고 기소권도 검찰원장에 집중돼 검사는 보조원에 불과하다.또 공안 파워에 눌려 재판이 형식에 그칠 때가 많다. 사법시험도 2002년에야 도입됐다.
중국 검찰은 독립적 권한 행사를 못하고 영장 없이 6개월까지 구속할 수 있는 등 인권침해 요소가 많다. 그러나 토론 자유 보장, 30%까지 감형이 가능한 입공(立功)제도, 증거를 방청객까지 볼 수 있도록 재판정 내 모니터 설치, 검사와 변호사석의 개방형 배치 등 나름대로 장점도 있다는 것이 노 검사의 설명이다.
1986년 경찰대를 수석 입학했던 노 검사는 졸업 후 전경대 기동대장, 일선 파출소장 등으로 근무하다 94년 사시에 합격했다. 창원 김천 서울 남부지청 등에서 공안 및 강력검사로 근무하다 지난해 중국으로 연수를 왔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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