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도넛!”이라는 도넛 광고가 기억나는지? 최근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웰빙 바람을 생각한다면 “커피? (아니) 한방차!”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몸에 좋다는 음식을 챙겨먹으면서 커피가 웬 말이냐는 것이다. 한방차는 한약보다는 약하지만 꽤 약효가 있는 것을 달여먹는 셈이어서 한의학에선 ‘한 가지 약재를 이용한 한약’정도로 여긴다. 농도가 한약보다 묽어 마시기에도 부담이 없다.다만 한방차도 체질에 따라 잘 맞는 차와 잘 맞지 않는 차가 있다고 한다. 어떤 체질, 어떤 경우에 어떤 한방차가 잘 맞는지 광동한방병원 사상체질과 문성환 과장과 사상지앤미한의원 윤종서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소음인에게 좋은 차
소음인은 체격이 작고 땀이 적으며 몸이 차고 소화기병이 많다. 우리나라에 많은 체질. 열을 내는 효과가 있는 차, 소화를 돕는 차가 필요하다.
→ 손발이 차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데에는 생강차가 좋다. 하지만 보리차는 몸을 차게 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 소화가 잘 안 된다 귤껍질을 말렸다가 물에 넣고 끓인 진피차를 마시면 소화가 잘 되고 체한 것을 내린다. 귤껍질에는 과육보다 비타민C가 많아 감기 예방, 피로 회복에도 좋다. 가래를 삭이는 효과도 있다.
→ 기운이 없고 피로하다 인삼차, 계피차, 쌍화차, 수정과가 피로회복에 좋다. 이런 차들은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
→ 기침을 하거나 목이 부었다 유자차가 기침과 부은 편도선을 가라앉히는데 효과적이다. 유자는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중풍이나 신경통 예방에도 좋다.
◆태음인에게 좋은 차
체형이 크고 굵고 배가 나왔으며 땀이 많은 체질로 우리나라에 흔한 편이다. 땀을 흘리게 하는 차가 좋다.
→ 감기나 과음 때 칡은 주독을 풀고, 땀을 나게 해 열을 내리고, 근육경련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열감기나 두통 해소에 좋다.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매일 한잔씩 공복에 마시면 효과적이다.
→ 기침, 가래, 만성기관지염 태음인은 폐의 기능이 약해 기관지나 폐질환에 걸리기 쉽다. 이 경우 폐 기능을 도와 순환이 잘 되게 하는 오미자차가 효과적이다. 단 위산과다, 위궤양이 있으면 오미자차를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 지방간이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 결명자는 간의 열을 풀어주고 말 그대로 눈에도 좋다. 몸이
차거나 혈압이 낮은 사람이라면 결명자는 피하는 게 좋다.
→ 두통이 있다 칡차 외에 국화차가 좋다. 이밖에 율무차, 들깨차도 태음인에게 잘 맞는다.
◆소양인에게 좋은 차
가슴이 넓고 허리 밑은 늘씬하며 성격이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이 소양인이다. 몸에 열이 많고 찬 음식을 좋아한다. 또 소변이 탁하거나 건망증이 있는 경우가 많다.
시원한 성질의 차로 열을 내려주는 것이 좋다. 산수유차, 구기자차가 적당하다. 구기자는 간에서 지방이 축적되거나 콜레스테롤이 침착되는 것을 막는 효과도 있다. 또 보리차도 해열기능과 함께 이뇨작용을 하므로 열이 나는 경우 좋다.
◆태양인에게 좋은 차
태양인은 키가 크고 수척하며 어깨가 넓고 허리가 약하다. 기가 위로 오르는 경향이 있어 하체는 약하다. 우리나라에 드물다.
모과차는 감기, 설사에 좋고 간을 편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피로회복과 관절염, 근육통 등에는 오가피차가 효과적이다. 최근 오가피를 만병통치약 정도로 생각해 많이 먹고 있는데 사실 우리나라 사람 중에 오가피가 잘 맞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한방차 어떻게 만들까
시중에 다양한 한방차들이 먹기 좋은 티백 등으로 나와있지만 차를 직접 만드는 정성으로 효과를 더 진하게 만들어 보자.
♣ 진피차= 말린 귤껍질을 물에 넣고 끓인다. 물이 끓으면 불을 줄여 은근한 불로 한동안 끓인 후 물만 따라내 설탕이나 꿀을 타서 마신다.
♣ 산수유차= 산수유를 4~8g 정도 썰어서 물에 넣어 끓여 마신다. 한꺼번에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놓고 여름 내내 냉차로 마셔도 좋다.
♣ 칡차=깨끗이 씻어 말린 칡뿌리를 결대로 찢은 뒤 믹서에 넣고 간다. 뜨거운 물 1컵에 칡뿌리가루 1큰술의 비율로 넣고 우려 마신다.
♣ 모과차= 모과의 껍질을 벗기고 씨를 발라낸 뒤 얇게 저며 설탕이나 꿀에 재웠다가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신다. 모과를 저며 말렸다가 대추와 함께 끓여서 국물만 따라 마셔도 된다.
♣ 오미자차= 말린 오미자에 물을 붓고 약한 불에 은근히 달인 후 꿀이나 설탕을 타서 마신다. 끓는 물에 오미자를 넣고 하룻밤 담가두었다가 우린 물을 마셔도 된다. 오미자 가루를 뜨거운 물에 타 마시는 방법도 있다.
♣ 국화차= 국화꽃을 말려 꿀과 버무려 통에 넣고 밀봉한 채로 3~4주 두었다가 끓는 물에 타서 마신다. 차 1잔에 꽃잎 2~3숟가락이 적당하며, 마실 땐 꽃잎 찌꺼기를 걸러낸다.
♣ 유자차= 유자를 씻어 2㎜ 두께로 썰어 설탕시럽에 20일 정도 재워둔다. 끓는 물에 재운 유자 1~2숟가락을 넣고 마신다.
♣ 구기자차= 구기자 40g을 60도 정도의 따끈한 물에 10분쯤 담가 두었다가 꺼낸 다음, 냉수 1ℓ에 넣고 1~2시간 끓인 다음 마신다.
♣ 결명자차= 결명자를 먼저 볶아서 비린내를 가시게 한다. 물 1ℓ에 결명자 20g을 넣고 끓여 마신다.
♣ 오가피차= 오가피 20g에 물 20ℓ를 넣고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 달인다. 찌꺼기를 체로 걸러낸 후 달인 물에 흑설탕을 타서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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