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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 "젊음의 행진" MC 송승환·왕영은/"20년전 짝궁이 라이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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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 "젊음의 행진" MC 송승환·왕영은/"20년전 짝궁이 라이벌 됐네요"

입력
2004.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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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젊음의 행진'의 MC 송승환입니다. 오늘은 인기 밴드인 '송골매'가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들려주고, 김형곤·장두석 콤비가 꽁트를 선보입니다. 왕영은씨와 개그맨 주병진씨가 꾸미는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도 준비 되어 있습니다." "네, 왕영은이에요. '짝궁들'이 펼치는 화려한 댄스무대도 기대하세요. 참 그런데 송승환씨, 오늘 노래솜씨를 보여준다고 했죠?"청춘을 1980년대와 함께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버라이어티 쇼 '젊음의 행진'이 방송되는 일요일 저녁 6시를 가슴 설레게 기다렸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방청권을 얻기 위해 KBS 별관에서 5시간도 넘게 기다리는 '고행'을 기꺼이 감내했던 기억이 남아 있을 지도 모르겠다. 10, 20대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별로 없었던 그 시절 '젊음의 행진'은 청춘의 '해방구'였다.

'젊음의 행진'이 누렸던 인기의 한복판에는 MC를 맡았던 당대의 청춘스타 송승환 왕영은이 있었다. 똘똘한 이미지의 두 사람은 재치 넘치고, 통통 튀는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젊음의 행진'을 이끌었다. 그런가 하면 콩트와 노래 뮤지컬과 춤까지 선보이기도 했다. 이들이 보여준 쇼프로 진행의 새로운 문법은 청춘들을 열광시켰다.

'젊음의 행진'을 떠난 지 꼭 20년이 지난 2004년, 마흔을 훌쩍 넘긴 송승환(47), 왕영은(45)이 라디오의 주부 대상 아침프로그램 진행자로 돌아왔다. '영원한 짝궁'일 것 같았던 두 사람이 이번엔 같은 시간대 서로 다른 방송사 프로그램 MC 맡아 경쟁을 벌이고 있다. 10년 만에 방송에 복귀한 '뽀미 언니' 왕영은은 KBS 2라디오(FM 106.1㎒) '안녕하세요 노주현 왕영은입니다'(매일 오전 9시), 송승환은 MBC 라디오(FM 95.9㎒) 간판 프로인 '여성시대'(매일 오전 9시10분) 마이크 앞에 앉아있다.

다시 한 번 같이 호흡을 맞추고 싶은 욕심은 없는 것일까? "나이 먹고 세월이 조금 더 흐르다 보면 하다못해 '장수무대' 같은 프로그램에서라도 왕영은씨와 같이 진행할 수 있는 때가 오겠죠." "얼마 전 구창모 홍서범씨 등이 출연한 70·80 콘서트가 있었는데, 송승환씨가 미국 출장 중이라 임백천씨와 MC를 봤어요. 같이 한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였는데 무척 서운하더군요."

두 사람은 "언젠간 기회가 올 것이고, 꼭 한 번 함께 진행해보고 싶다"는 말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젊음의 행진'을 2년 3개월 동안 함께 진행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평가에서도 깊은 정이 배어났다. "왕영은씨는 뭐로 보나 완벽한 MC에요. '청춘의 행진' 할 때 저는 연극배우 일을 하고 있었고 버라이어티쇼 사회는 처음이었는데 왕영은씨 덕에 별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었어요. 워낙 꼼꼼한데다 잘 챙겨주니까." "한 번은 배철수씨가 무대에서 노래 부르다 마이크에 감전돼 쓰러진 적이 있었어요. 전 너무 놀라서 얼어 붙었는데 송승환씨는 마지막 멘트까지 말끔하게 처리하더군요."

'젊음의 행진'에서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는 바람에 애인관계로 발전했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어느 날 어머니가 저한테 '너 영은이 하고 사귄다며?'하고 물으시더군요." "송승환씨가 기획한 '난타'가 잘된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꼭 내 일처럼 좋더군요. 사랑은 아니었지만 깊은 우정은 나눴던 것 같아요."

20년이란 세월의 강은 길었다. '젊음의 행진' 사회를 그만둔 이후부터 올해 초까지 둘은 서로 얼굴조차 볼 수 없었다. "미국 유학 갔다 왔더니 시집 가서 잘 살고 있다는데, 남의 여자를 불러서 만날 수도 없었고…" "송승환씨는 얼굴이 20년 전보다 훨씬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젊음의 행진' 할 때는 피부도 까맣고 피곤에 절어있었는데. 아마 하고 싶은 일해서 그런가 봐요."

그러나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안다'고 자신하는 둘의 믿음은 변하지 않았다. "올해 초 왕영은씨 진행하는 프로에 게스트로 나갔었는데, 맛깔 나는 진행솜씨는 여전하더군요."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탁월한 능력을 '여성시대'에서도 발휘하는 것 같아 보기 좋죠."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 MBC "여성시대" 진행 송승환

"5월 중국에 출장을 갈 예정이에요. 한창 뮤지컬 붐이 일어나고 있는 중국 진출을 꾀할 계획입니다."

송승환((주) PMC 대표)이라는 이름 석자 앞에는 이제 '문화인', 그보다는 '난타'란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린다.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입성에 성공하며, 한국 공연문화 수출의 첨병 노릇을 하고 있는 '난타'가 그의 손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연예 활동'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청소년 대상 심야프로그램인 '밤을 잊은 그대에게' DJ로 라디오와 맺은 인연은 계속되고 있다.

"'여성시대'가 처음으로 주부 상대로 한 라디오 진행은 아니에요. SBS 라디오에서 '강부자 송승환입니다'를 1년 넘게 진행한 적이 있죠. 최근까지는 KBS1 라디오에서 '송승환의 문화읽기'를 진행했구요."

그러나 워낙 바쁜 일정 탓에 아침 시간대 라디오 프로그램은 줄곧 사양해 왔다. "MBC측에서 거듭 요청을 했고, 양희은씨랑 보통 사이가 아니어서 덜컥 하겠다고 했죠." 양희은씨가 진행한 '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들으며 고교시절을 보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유학시절 양희은씨 내외와 자주 어울렸다고 한다.

'여성시대'를 진행하면서 그가 특별히 준비하거나 의도한 건 없다.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편안하게 보여드리는 거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 KBS "안녕하세요…" 진행 왕영은

"젊었을 때 손숙·정한용씨가 진행하는 '여성시대'를 들으며 나도 좀더 나이 먹으면 저런 프로그램 하게 되겠구나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네요."

'뽀미 언니' 왕영은은 그렇게 자신의 미래를 예견했다. 실제로 그녀는 요즘 KBS 라디오 간판 프로그램 '황인용 강부자입니다'의 대를 잇는 아침 프로그램 '안녕하세요 노주현 왕영은입니다'를 진행하고 있다. "청취자들이 보내오는 사연을 읽을 때마다 아이들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 하면서 보낸 10년의 세월이 헛것이 아니었구나, 그런 마음이 들어요.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상냥하고 곰살맞은 목소리와 앳된 얼굴은 여전하다. "아무리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제가 강부자 선생님이 될 수는 없죠. 저는 저만의 색깔이 있는 거니까. 다른 아침 프로보다 경쾌하게 끌고 가려 해요." 긴 시간의 공백을 깨고 맡은 만큼 라디오 프로그램에 대한 그녀의 애정은 크다. '안녕하세요 노주현 왕영은입니다'는 26일 개편부터 경쟁 프로인 MBC '여성시대'의 초대 MC였던 탤런트 정한용(50)을 영입한다. "정한용씨 하고는 전에 MBC에서 사회를 같이 본 적이 있는데 참 편안해요."

왕영은은 남성 MC가 교체되고 새 단장을 하게 될 '안녕하세요 정한용 왕영은입니다'가 경쟁 프로를 물리칠 수 있을 것이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녀는 언제나 똑 떨어지는 모습이다.

/김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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