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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랑 "20세기 7인의 화가들" 展/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도상봉, 오지호, 이상범, 변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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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랑 "20세기 7인의 화가들" 展/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도상봉, 오지호, 이상범, 변관식

입력
2004.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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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혹은 200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 20세기에 활동한 한국의 화가들 중 누구의 이름이 남을까.'20세기 7인의 화가들' 전이 21일 노화랑에서 개막했다. "이들이야말로 20세기라는 거친 바다를 횡단하는 동안 거듭되는 아픔으로 생채기가 난 인간의 가슴을 위무해 주는 참다운 예술가들"(이태호 명지대 교수)이라는 기준으로 선정됐다.

7인의 화가들은 박수근(1914∼1965), 이중섭(1916∼1956), 김환기(1913∼1974), 도상봉(1902∼1977), 오지호(1905∼1982), 이상범(1897∼1972), 변관식(1899∼1976)이다. 대부분 세기가 바뀌던 시점에서 1910년대에 태어나 한 인생이 무르익는 시기인 50, 60대였던 1950∼60년대에 자기세계를 확립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식민지와 전쟁으로 이어진 시대적 상황에서 생채기 난 대중의 가슴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희망을 준 작가들이었다.

각기 다른 개성으로 다른 방향의 작품세계를 펼쳤지만, 이들은 민족적 정서에 바탕해 새로운 한국적 회화미를 창조한 작가들이었다. 이상범과 변관식은 마지막 조선 화가였던 심전 안중식, 소림 조석진의 무릎제자로 이들에게서 배운 전통 화풍을 토대로 독자적인 근대화풍을 창조했다. 박수근과 이중섭, 김환기는 일본을 통해 유입된 서양화 수업을 했지만, 성장기에 자연스레 체득한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한국적 아름다움을 창출했다. 도상봉의 전통에 대한 잔잔하고도 깊은 애정, 우리만의 밝고 맑은 자연 풍광에 심취한 오지호의 생래적 열정도 마찬가지다.

그 기반에서 그들의 개성은 또한 뚜렷하게 대립적이기도 하다. 이상범과 변관식, 박수근과 이중섭, 도상봉과 오지호는 각각 이지와 감성, 정(靜)과 동(動)의 세계로 대비된다. 김환기는 이들보다는 추상성을 지향한 모더니즘의 시대감성을 간직한 작가였다.

전시에는 평소 보기 어려웠던 개인 소장 작품 등 30여 점이 나온다. 박수근이 전하는 서민생활의 애환, 가장 힘들게 자기시대를 앓았던 이중섭이 꿈꾸던 천진한 아이들의 세계가 있다. 이상범과 변관식이 되살려주는 친근하고도 소박한 우리 산야는 김환기가 추상화한 산과 들과 한 자리에 놓인다. 사실적이면서 깊고 부드러운 도상봉의 정물, 오지호가 드러낸 이 땅과 대기에 어린 빛은 더없이 정겹다.

현대미술이 난해함과 시각적 충격만을 던지면서 진정한 예술의 역할을 상실했다는 비판에 일리가 있다면, 이들의 작품은 긴 여운으로 전통과 미래를 이어가는 한국적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30일까지. (02)732―3558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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