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개통 이후 승객이 목표의 절반에도 못 미쳐 만성적자와 경영수지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철도청이 직원들의 대규모 외유성 해외여행을 추진하고 고속열차도 무료로 태워줘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철도청은 내달 10일부터 6월9일까지 본청 기획예산과와 인력개발과 등의 팀장급 이하 직원 80여명을 11개조로 편성, 각각 3박4일 일정으로 일본 출장을 보내기로 했다. 출장의 명분은 철도공사 경영전략 수립과 수익구조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일본철도(JR) 벤치마킹이지만 실제로는 고속철도 개통 준비에 따른 직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외유성 해외출장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출장 대상자 중에는 교육훈련, 인사 등 출장 목적과 무관한 직원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또 6급 이하 직원들을, 그것도 3박4일간 보내 경영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철도청측은 출장 일정과 경비, 예산항목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철도청은 이와 함께 최근 공문을 통해 전직원이 공무상 출장 시 고속열차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 철도청은 무궁화호 이하는 운임을 면제했으나 새마을호는 직급에 따라 운임의 상당부분을 부담하도록 해왔다. 고속열차의 경우에도 당초 직급에 관계없이 운임 전액을 받기로 했었다. 직원 대부분이 '공무상 이용'이라는 단서를 달아 지금까지 기존열차 면제 및 할인혜택을 누려왔던 전례에 비춰 볼 때 이번 조치는 고속철도를 철도청 직원 3만여명에게 완전 무료개방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적자가 나든, 부채가 늘든 국민 혈세로 채우면 되고, '우리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심사 아니냐"고 철도청을 성토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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