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병력을 파견한 연합국들 사이에 철군 도미노 조짐이 나타나면서 미국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연합국 전열의 동요를 막기 위해 미국 지도부가 나서 참가국에 전화로 파병 유지를 호소하는가 하면 미 국방부는 일부 참가국의 이탈에 따른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구체적인 병력 운용 계획을 짜고 있다.
철군 도미노 우려
20일 도미니카 공화국이 스페인과 온두라스에 이어 조기 철군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라크 주둔 연합군 참가국들의 이탈 도미노화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히폴리토 메히아 도미니카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 주둔 302명에 대해 조기 철수 지시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해 7월까지 이라크 주둔군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뒤집었다.
또 443명의 비전투 요원을 파병한 태국의 탁신 치나왓 총리도 이라크 주둔군이 이라크 현지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해질 경우 철수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불가리아 등 일부 파병 국가들은 주둔군 유지 약속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유엔 중심의 이라크 안정화를 촉구하고 있어 이탈의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미국의 전화 설득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스페인의 철군 결정 후 30여개국의 파병국 정상이나 외무장관에 전화를 걸어 주둔 유지 약속을 점검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파월 장관은 "스페인과 온두라스의 철군 결정에 실망했지만 그것은 그들의 주권 사항"이라며 "그러나 내가 통화한 다른 나라 지도자들은 확고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도 "스페인과 온두라스의 철군이 이라크에서 작전중인 연합군 전력을 약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탈리아와 일본, 폴란드의 경우 이라크 안정화와 민주화 실현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미 정부 고위 관리들이 전화 호소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현재 이라크에서 미국이 처한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추가 파병 계획
미 국방부는 6월 30일 이라크로의 주권 이양 후에도 미군을 현재 수준인 13만5,000명으로 유지하거나 추가 배치를 해야 할 경우에 대비, 증원군을 신속하게 파병할 수 있는 계획을 입안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20일 "현 단계에서 병력 증강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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