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중 상당수가 6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세대 의대 행동과학연구소(소장 민병길 교수)는 21일 위안부 할머니 26명을 대상으로 한 심리검사 결과 8명(30.8%)이 PTSD 환자로 진단됐고, 나머지 할머니들 역시 PTSD의 다양한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검사를 받은 위안부 할머니 전원은 당시 경험한 구타 고문 감금 등 외상과 관련된 사고나 대화를 피하려 했고, 90% 이상이 고통스러운 회상과 꿈을 반복했으며, 수면장애 과도각성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좌우대칭의 잉크반점을 어떻게 읽는가를 통해 심리상태를 검진하는 '로샤 검사'에서는 보통 꽃이나 나비로 보이는 무늬를 '일본군이 처녀를 마구 끌고 가는 것' '여자 자궁을 잡아당기고 있는 짐승 같은 남자' 등으로 봤다. 연구소 측은 "이는 병적이고 왜곡된 성에 대한 경험 탓으로, 내재된 분노와 공격성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민 교수는 "PTSD 진단을 받은 할머니들은 모두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이는 평생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 진단 결과를 토대로 일본 정부에 위자료 외에 의학적 치료비 등을 함께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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