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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등 6개국과 쌀 재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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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등 6개국과 쌀 재협상

입력
2004.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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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집트와 함께 주제네바 한국대표부를 통해 19일(현지시각) 쌀 재협상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공식 통보함에 따라 올해 최대 현안인 쌀 재협상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쌀 재협상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을 체결하면서 우리 나라가 관세화를 유예받은 10년이 올해로 끝나는 데 따른 것으로 우리 정부는 '관세화 유예 연장'이란 기본틀 속에서 다음 달 초부터 참가국들과 본격적인 양자협상을 통해 연내 마무리해야 한다.

재협상에 6개국 참가

정부가 지난 1월 20일 세계무역기구(WTO)에 협상 개시의사를 통보한 뒤 현재까지 참가의사를 전해온 나라는 중국, 미국, 호주, 태국, 아르헨티나, 이집트 등 6개국이다. 정부는 우리 쌀 시장에 비교적 큰 관심을 가진 중국, 미국, 호주, 태국 등이 모두 포함돼있는 만큼 사실상 참가할 나라는 다 참가의사를 통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화 유예냐 전환이냐

정부는 쌀의 전면적인 관세화는 가능한 한 유예하는데 최선을 다하되, 상대방의 요구를 고려해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하겠다는 포석이다. 관세화 유예에는 그만큼의 희생이 따른다. 협상 상대국은 연장 대가로 최소시장접근(MMA) 방식에 따른 의무적인 쌀 수입량의 증대를 요구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95년 5만7,008톤이던 쌀 의무수입량은 올해 20만5,000톤(국내소비량이 4%)으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관세화 유예가 연장될 경우 2010년에는 의무수입량이 8∼18%선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차라리 관세화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관세화 전환은 협상 상대국의 무리한 수입의무량 증대를 차단할 수 있고 또한 현행 5% 단일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는 수입 쌀에 높은 관세(380% 예상)를 부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국제 가격이나 환율 변동에 따라 수입량이 급변하는 악영향과 함께 국내 쌀값하락에 따른 농민피해도 불가피하다.

상당한 시련 예고

이번 협상은 향후 대내외적으로 엄청난 시련이 예상된다. WTO 도아개발어젠다(DDA)협상의 지연으로 관세화 전환과 유예 연장의 유·불리조차 따지기 힘든 상황에서 협상 상대국들은 우리측이 받아들이기 버거운 제안들을 내놓을 것이다.

특히 미국은 현재 가공용으로 제한되어있는 MMA 수입쌀의 시중 유통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을 예상된다. 특히 17대 총선에서 원내 진입한 민주노동당이 쌀 관세화 반대와 MMA 물량 증대 반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상황이어서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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