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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즈오카

입력
2004.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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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 휴양지 시즈오카(靜岡)현. 지금 그곳엔 꽃 잔치가 한창이다. 일본의 중심에 자리잡아 동·서 문화를 꽃피우고 후지산에서 태평양을 접한 해안에 이르기까지 강들과 더불어 무궁무진한 풍광을 연출하는 곳이다. 많은 한국인이 찾는 도쿄, 오사카, 나고야에서 조금만 발을 더 내디디면 그곳이 바로 시즈오카현이다.차(茶)의 고향

첫 목적지는 그린피아 마키노하라. 사방으로 끝없이 펼쳐진 일본 최대의 차밭이다. 찻잎을 따는 체험을 하려는 사람들로 항상 붐빈다. 찻잎은 큰 줄기에서 나온 새로운 가지가 15∼20㎝가 되었을 때 맨 꼭대기 일심과 바로 밑의 두닢을 자연스럽게 따는 것을 최고의 상품으로 친다. 욕심 내어 양껏 꺾어 광주리에 담아도 좋고 멀리 내다 보이는 후지산을 바라보며 향취에 젖어도 좋다.

이 곳에서 차로 1시간쯤 달리면 일본 차의 고향이 반긴다. 세계의 다양한 차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박물관과 차의 명인 코보리엔슈(小堀遠州)의 다실(茶室)이 있다. 다실에선 450여년전 센노리큐가 확립한 전통 다도(茶道)에 따라 기모노를 입은 여인들로부터 차를 대접받을 수 있다. 비용은 한화 1만7000원 정도.

다실 안 곳곳에는 자연스레 가지를 늘어뜨린 화초들이 놓여있다. 천황을 위해 지었다는 앞뜰 정원은 '하늘 가득한 별의 정원'으로 불린다. 중간 문 밖을 나서면 지그재그 모양의 8개의 목조 다리가 놓여있다. 그 모양과 이름이 각기 다르면서도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시내 위에 우뚝 선 성(城)과 증기기관차

문득 산등성이에 있는 백색의 눈부신 성이 눈에 들어온다. 카케가와(街川)역에서 걸어서 10여분이면 만날 수 있는 카케가와성이다. 4층으로 된 목조성으로서 1845년 지진으로 무너진 것을 최근 복원했다. 각 층은 가파른 계단으로 이어지고 맑은 날에는 4층 천수각에서 후지산을 볼 수 있다. 바로 밑으로 영주가 집무를 보던 저택들이 보인다. 저택에 들어서면 왼편으로 150여년 된 어른 키 높이의 북이 놓여있다. 짖꿎은 아이들이 연신 북을 쳐 댄다. 북소리가 청명하고 크게 울리면 행운이 깃든다고 한다.

시즈오카현 관광의 매력 중 하나는 증기기관차를 타는 것. 희뿌연 연기를 뿜으며 카나야역을 출발, 오오이강을 따라 나서는 기차는 1시간 여정으로 이에야마역에 도착한다. 철길을 감싼 1㎞의 벚꽃 터널은 기차여행의 하일라이트. '칙칙∼ 폭폭∼' 증기기관차 찬가(讚歌)를 부르시는 차장 할아버지의 구성진 노래 자락에 마음이 깨끗해 진다.

지금 꽃박람회 한창, 모네의 정원을 담다

하마나코 호수에는 호수 안쪽으로 뾰족이 튀어나온 반도가 있다. 지금 세계 19개국이 참가한 꽃들의 잔치가 한창이다. 정식 명칭은 '시즈오카 국제원예박람회(퍼시픽 플로라 2004)'로일명 '하마나코 꽃박람회'라고 불린다. 이달 8일 시작해 10월11일까지 열리는 행사 테마는 '꽃·자연·물-새로운 생활의 창조'. 박람회의 심벌마크가 58세의 평범한 회사원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는 것이 놀랍고 그의 아이디어를 채택한 그들의 수용력이 더욱 놀랍다.

낮은 꽃담 하나하나에서 오솔길 사이사이 놓여있는 벤치 등의 소품들까지, 어느것 하나 같은 것이 없다. 박람회 관계자는 "한국인 관람객들이 일본어를 모르더라도 아무 불편 없이 박람회장을 즐길 수 있도록 모든 편의를 제공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행사장은 꽃의 거리, 물의 정원, 자연의 마을이란 세가지 주제로 나뉜다. 꽃의 거리는 최첨단 과학기술과 정원문화의 결합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초등학생들의 깜찍한 발상들이 정원 전문가의 힘을 빌어 곳곳에 모습을 보인다. 미소정원을 거닐 때 음향과 꽃이 빚어내는 심포니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정원이 실제의 정원보다 더욱더 포근하고 실제처럼 느껴지는 묘한 감동을 준다.

물의 정원에선 300m 길이의 물의 벽과 탑 모양의 화분들에서 잔잔히 흘러 내리는 물줄기들이 시원함을 준다. 국제교류관엔 세계 각지의 아티스트들이 독특한 정원 작품들을 뽐낸다. 중앙에 위치한 50m 높이의 전망대는 필수코스. 앞뒤로 탁 트인 호반극장에서는 매일 화려한 이벤트가 벌어지며 크루즈를 타고 운하를 따라 낭만을 즐길 수도 있다. 점심시간이 되어 배고픔을 느낀다면 하마마츠시의 대표적 특산물 장어 덮밥이 좋다.

자연의 마을에선 수만 종의 꽃과 나무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분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원예문화관을, 각국의 정원 문화를 보고 싶다면 국제정원관을 들르면 된다. 물감이 되어 채색된 수만주의 선인장 화단과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 등 희귀한 화목들이 시선을 잡는다.

자연의 마을 맨 끝 자락엔 인상파 화가 모네가 주인공인 '모네의정원'이 있다. 왜 하필 모네일까? 모네와 일본은 각별한 인연이 있다. 19세기 중엽 일본문화 열풍이 파리를 뒤흔들었을 때 모네는 그 중심에 있었다. 또한 일본 정원에 대한 관심은 정원가로서도 그의 이름을 빛나게 했다. 말년에 모네는 파리 근교에 집을 짓고 일본식 정원을 꾸며 창조의 모티프로 삼았다. 지금 '모네의 정원'에서 박람회는 절정에달하고 있다. 박람회 안내 (주) ICC (02)737-1122, 박람회 홈페이지 www.flora2004.or.jp

/시즈오카현(일본)=글·사진 김영민기자

kart0007@hk.co.kr

● 여행수첩

일본 도쿄 남서쪽에 있는 시즈오카현의 연평균 기온은 섭씨 16.1도로 따뜻하나 가벼운 외투 하나쯤은 필수. 아직 인천공항에서 시즈오카행 직항편은 없다. 도쿄 나리타 공항, 나고야 공항, 오사카 공항에 내려 철도나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40분∼1시간 정도 걸린다. 2006년 시즈오카현에 공항이 완공되면 인천과의 직항노선이 열린다.

호텔은 비즈니스 호텔에서 최고급 호텔까지 다양하다. 해발 80m 해안 절벽에 서있는 호텔 암비아 쇼우후우가쿠에서는 일출과 함께 후지산을 볼 수 있다. 쿠레타케인 카케가와 호텔은 저렴하고 카케가와성과 시내관광을 쉽게 할 수 있다. 하마나코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레이크사이드 플라자 호텔은 꽃 박람회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여유가 있다면 일본의 정식 요리인 가이세키(會席)를 먹어 봄 직 하다. 계절에 맞는 특산물을 모두 맛볼 수 있어 좋다. 음식은 여러 차례 나뉘어 나오며 모양과 색깔을 중시하는 일본 요리의 특색답게 음식 마디마디 놓여진 꽃들이 아름답다. 가격은 조금 비싸 1인에 4만∼6만원선. 시즈오카현 홈페이지 www.shizuoka-gui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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