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의 압둘라 2세(사진) 국왕은 19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가자지구 철수안을 지지한 데 대해 불만을 드러내며 21일로 예정된 부시 대통령과의 회동을 돌연 취소했다. 요르단은 미국의 아랍권 내 주요 우방국이다.요르단 왕궁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부시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철수 계획을 공식 지지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중동평화 로드맵과 팔레스타인의 영토에 관한 미국의 입장이 무엇인지 확인할 때까지 회동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취소 이유를 밝혔다.
요르단의 한 관료는 "미 캘리포니아주에 머물며 기술·연예 사업계 인사들을 만나고 있던 압둘라 국왕은 부시 대통령의 발표를 듣고 질색하며 워싱턴을 방문하지 않고 귀국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 백악관은 "압둘라 국왕과의 회동이 중동지역의 (새로운) 사태 진전 때문에 재조정된 것일 뿐"이라며 양국간 불화설을 일축했다. 또 다른 관리는 두 정상의 회동이 5월로 연기됐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요르단의 행보가 이라크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에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에 연관된 아랍권 국가와의 갈등이라는 또 하나의 부담을 안겨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이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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