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가장 어려운 외교 임지'로 꼽히는 이라크 주재 대사에 직업외교관 출신인 존 네그로폰테(64)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내정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9일 "네그로폰테는 풍부한 경험과 수완을 가진 인물"이라며 그의 선임 배경을 밝혔다.네그로폰테는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후 처음 부임하는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로 기록되게 됐다. 그는 상원 인준을 거쳐 6월30일 이라크 주권이양과 함께 부임, 브레머 최고행정관의 업무를 넘겨받을 전망이다. 그는 앞으로 이라크를 정상적인 국가로 안정시킴과 동시에 미국의 이익을 관철해야 하는 힘든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라크 문제를 둘러싼 유엔 및 이해 당사국들과의 현지 의견조율, 다국적군의 통합 작전 등도 그가 짊어질 과제다. 그는 미국 최대의 해외공관으로 직원이 3,000명에 이르는 바그다드 대사관을 운용하게 된다. BBC 방송은 "그가 신분은 대사지만 사실상 이라크 총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언론은 네그로폰테 대사 내정은 주권이양 이후 이라크 정책의 주도권이 국방부에서 국무부로 넘어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인물의 배경으로 봐도 브레머 최고행정관은 국방부가 선호하는 인물이지만 네그로폰테 대사는 국무부 소속으로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친분이 있다. 그는 작년 이라크전 발발을 전후해 유엔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많은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
네그로폰테 대사는 1960년 국무부에 몸을 담은 뒤 베트남과 온두라스 등 냉전기의 대표적인 좌우 이념 대리전이 벌어진 지역에서 활동했다. 특히 온두라스 대사 재임시 미중앙정보국(CIA)의 반 좌파 비밀공작과 인권유린 행위를 방조했다는 비난으로 2001년 유엔대사 임명 때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는 그리스 갑부 집안 출신으로 영국에서 태어났으며, 장인은 브리티시 스틸 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유엔대사 부임 전 금융회사인 맥그로우 힐 부회장으로 잠시 외도를 한 적도 있다.
/배연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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