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4·15 총선 결과로 확인된 한국의 현실을 신중하게 이해하고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19일 밝혔다.데이비드 스타인버그 조지타운대 아시아 연구실장은 이날 워싱턴 헤리티지 재단에서 '아시아 민주주의의 진전'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세미나에서 "이번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승리를 거둠에 따라 한국은 미국에 더 균형있는 관계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만일 미국이 한국에 정책을 지시하려 한다면 동맹관계는 지속될지 몰라도 상호관계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인버그 교수는 "여성 당선자가 늘어나고 민주노동당의 약진이 눈에 띈다"며 "총선 결과로 보수와 진보 이데올로기가 한국 정치 과정에 본격적으로 전개되게 됐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드레넌 미 평화연구소 부소장은 "한국의 정치 환경이 이번 선거로 크게 바뀌었다"며 "새 국회가 대북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드레넌 부소장은 새 국회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왼쪽으로 밀어붙일 지와 국회가 노 대통령의 입장을 따를지 등도 향후 미국이 주시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밸비너 황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은 "한미 동맹과 상호관계의 미래는 위험에 처해있지 않다"며 "우리당이 미국과의 더 동등한 관계를 언급했지만 당 지도부는 동맹을 유지하겠다는 보장도 했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또 "우리당이 북한과 활발한 경제적 사회적 교류를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미간 대북정책 조정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당의 승리가 6자 회담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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